올들어 보험권 영구채 발행액 1.4조 넘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도입을 4개월 앞두고 보험사들의 선제적 자본확충 노력이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과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코리안리 등 주요 보험사들은 올해 들어 1조3천억원 이상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최근 한화손보가 85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추가로 발행하기로 한 점을 고려하면 이 규모는 1조4천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5월 말 이미 1천5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찍었던 한화손보의 경우 최근 850억원 규모의 영구채 추가 발행을 위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앞서 2천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도 찍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만 5천억원에 육박하는 자본성증권 발행에 나선 셈이다.

교보생명 또한 지난 6월 중순 외화표시 영구채 5억달러(한화 약 6천500억원)를 발행했고, 메리츠화재 또한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영구채 1천800억원을 찍었다. 코리안리 또한 지난 5월 말 2천3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영구채 방식을 택했다.

이외에도 흥국화재가 올해만 세 차례에 걸쳐 1천200억원의 영구채를 발행한 데 더해, 흥국생명(400억원), KB생명(500억원) 등도 영구채 발행 대열에 합류했다.

이처럼 주요 보험사들이 영구채 발행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점은 최근 채권금리 급등으로 지급여력(RBC)비율을 관리하기 쉽지 않게 된 데다 내년부터 적용될 IFRS17과 킥스 하에서는 영구채 발행에 제한이 생기는 점을 염두에 둔 조치다.

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발언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점이 최근 국고채 금리 레벨을 다시 끌어올리지만 향후 금리가 다시 빠질 경우 보험사들의 건전성 이슈는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있어 선제 대응이 필요한 측면도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책임준비금적정성평가(LAT) 잉여액의 40%를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과 상계할 수 있는 길을 터주면서 보험사들의 RBC비율 이슈는 대부분 해소된 상태다. 내년 킥스 적용 이후에도 고금리 국면이 지속된다면 보험사들의 건전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하지만 글로벌 긴축 기조가 끝나고 다시 금리 하락기를 맞을 경우 평가이익이 늘면서 건전성이 개선되는 현행 RBC제도와는 달리 K-ICS에서는 정반대의 양상이 나올 가능성이 큰 점은 부담이다.

부채 듀레이션이 긴 보험사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가 하락할 경우 자본이 줄어 K-ICS비율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서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보험사의 영구채 발행 여건도 악화할 전망이다. 새 제도 이후엔 이자율 상향(스텝업) 조건이 붙은 영구채의 경우 기본자본 산입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제시한 경과조치 덕분에 새 제도 적용 전 발행된 자본증권의 경우 발행일로부터 10년간은 기존과 같은 효력이 인정된다. 제도 도입을 앞두고 영구채 발행 수요가 몰리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영구채의 경우 스텝업 조건이 붙더라도 자본증권 한도(총 요구자본의 15%) 내에서는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며 한도 초과금액은 보완자본으로 분류된다.

후순위채의 경우에도 제도 시행 전 발행된 경우 보완자본 한도(총 요구자본의 50%)를 초과하더라도 보완자본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스텝업 조항이 있는 영구채의 경우 올해가 마지막 발행 기회인 만큼 이를 활용하려는 보험사들의 수요는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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