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합뉴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번 주(19일~28일) 달러-원 환율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점도표 등을 통해 제시될 최종 금리 수준이 큰 폭 상향 조정될 경우 달러-원이 1,400원대로 진입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연준이 다소 누그러진 스탠스를 보인다면 달러-원이 그간 상승분을 빠르게 되돌릴 수도 있다.

우리 외환당국이 1,400원 선을 쉽게 내주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점은 롱심리를 제어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제연합(UN) 총회 기간 진행될 한·미 정상회담 등의 정치 이벤트도 재료가 될 수 있다.

지난주 달러-원은 장중 1,399원까지 고점을 높였지만, 당국의 고강도 개입으로 1,388원으로 반락해 마감했다.

◇달러-원 운명 가를 FOMC…울트라·점도표·파월 촉각
연준이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여는 FOMC 결과에 따라 달러-원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전망이다.

현재 FOMC에 대한 기본적인 시나리오는 75bp 금리 인상과 함께 꾸준히 물가 대응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매파적 입장이 재확인되는 것이다.

하지만 연준이 울트라스텝(100bp) 금리 인상 충격 요법을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해당 가능성이 약 18%가량 반영되어 있다.

연준이 만약 100bp 금리 인상 충격을 선사한다면 달러-원의 급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400원 상향 돌파도 피하지 못할 수 있다.

문제는 이제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한 75bp 인상이 단행된 이후의 시장 반응이 될 전망이다. 시장은 연준이 점도표 등을 통해 제시할 금리 인상 최종 수준이 4.5% 정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지난 6월 점도표에서 제시된 내년말 정책금리 중간치는 3.8%였다. 점도표상 내년 금리 전망이 큰 폭 상향 조정되면 달러-원의 상승 압력도 지속할 수 있다.

지난 8월 잭슨홀 회의에서 단호한 물가 안정 의지로 시장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제롬 파월 의장이 어느 정도 강도의 발언을 내놓을지도 핵심이다.

한·미 금리차가 역전된 이후의 자금 유출 여부 등도 지속해서 주시해야 하는 변수다.

FOMC 결과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이번 주 다른 주요 중앙은행의 행보도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달러-엔 145엔선을 앞두고 시세조회 등으로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가 22일 예정됐다. 통화정책에 변화를 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엔화 급락에 대한 경고는 이어질 수 있다. 영국 잉글랜드은행(BOE)도 같은 날 금리를 결정한다. 최근 파운드화가 큰 폭 약세인 가운데 BOE도 자이언트스텝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BOJ나 BOE가 자국 통화 지지 움직임을 보여준다면 달러 강세 압력이 누그러질 수도 있다.

이밖에 중국 인민은행(PBOC)은 20일 대출우대금리(LPR)를 발표할 예정이다. PBOC는 달러-위안 7위안선을 앞두고는 가파른 위안화 약세를 제어하려는 듯했지만, 정작 7위안이 돌파된 지난 16일에는 고시환율을 시장 예상보다 높여 잡는 등 시장의 흐름을 일정부분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달러-위안(CNH)은 지난주 7.04위안대까지 올랐던 데서 주말에는 7위안선 아래로 되밀리는 등 추가 급등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달라진 당국…1,400원 방어 의지
우리 외환당국은 달러-원 1,200원과 1,300원 등 이전 주요 레벨을 별다른 저항 없이 내줬지만, 1,400원을 앞두고는 방어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간 구두개입과 긴급 시장 상황 점검회의 등으로 쏠림에 경고를 보냈고, 16일에는 장중 10원 이상 레벨을 끌어내리는 고강도 실개입도 단행했다. 1,400원도 손쉽게 넘어서면 금융위기 트라우마가 우리 경제에 '자기실현적 악영향'을 미칠 우려도 큰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 만큼 FOMC 결과가 나오기 전인 주초에는 달러-원이 1,400선을 재차 시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수요 외에 역내에서 저점 인식 롱플레이가 유입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역외 투자자들은 달러 강세 흐름이 유지되는 이상 달러 매수로 대응할 수 있지만, 1,390원대 등에서는 긴장감을 가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당국은 또 이번 주 초에는 수출입 기업과 만나 외환시장 수급 안정화 방안도 논의한다. 한국가스공사 등 주요 결제 기업의 달러 수요를 차입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 등 매수 우위 수급 상황을 누그러뜨릴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UN 총회 기간인 오는 21일 열릴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는 언급을 내놨다.

통화스와프가 본격 논의될 수 있을 것인지는 불투명하지만, 시장 안정을 위한 양국 정상의 의지기 피력된다면 달러-원 하락에 일조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그동안 중국과 인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표한 점 등 국제 정세도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우려가 부당한 전쟁에 대한 전 세계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며 반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더 강한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외 경제·금융 이벤트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민생물가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정책 세미나도 연다. 오는 21일에는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의에 출석한다. FOMC 직후인 오는 22일에는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20일 'G20 글로벌 금융안정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23일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한다.

한국은행은 20일 8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을 내놓고, 22일에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발표한다. 23일에는 8월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미국에서는 FOMC 외 23일에는 9월 S&P 제조업,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될 예정이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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