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이수용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한국전력채권(한전채)의 대규모 발행이 신용 스프레드 왜곡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한전채 중) 일부는 은행 대출로 전환하고 공사채와 지방채, 은행채 등까지 포함해 발행 시점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9일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20개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채권시장이 굉장히 불안한 상황인데 안 나오던 한전채가 나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모든 자금조달을 채권시장에서 하기 시작하면 서로 어려워 질 가능성이 있어 발행시점 분산 등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보유하고 있는 한전은 올해 들어서만 23조원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하며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주범'으로 평가됐다.

초우량 신용등급인 데도 잇단 발행으로 금리가 연 6%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뛰자 수요가 급격히 몰렸고, 공사채는 물론 회사채 시장의 자금경색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위 등은 최근 공공기관의 채권발행을 최대한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은행대출 등 자금 조달처 다변화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한전 또한 한전채를 일부 대체해 연내 2조원가량을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아울러 이날 김 위원장은 정부의 역할엔 한계가 있는 만큼 이번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국면에서는 은행권의 역할이 크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은 정부가 가진 돈으로 모든 문제 해결하는 게 맞지도 가능하지도 않고 한국은행 또한 예전처럼 유동성을 공급하기도 어렵다"며 "유동성과 건전성에 여유가 있는 곳과 정부가 협조해야 하는 데 그 중 하나가 은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은행은 건전성과 유동성 뿐 아니라 공적인 역할에 대한 이해도 남달라 제2금융권과는 다르다"며 "최근 단기금융시장 불안 요소에는 불안 심리가 많이 작용하고 있는데 은행권에서 기업어음(CP)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에 관심 갖고 본인들의 역할을 하겠다고 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시중은행장들은 최근 자금시장 경색을 안정화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는 다양한 대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행권은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는 한편, CP·ABCP·전단채 매입 및 환매조건부채권(RP) 매수,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규모 유지 등을 통해 자금 시장에 유동성 공급에 나선 상태다.

금융위 또한 은행권의 유동성 여력을 지원하기 위해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를 250%에서 100%를 하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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