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덕·임종룡 '양강' 지속될 듯…관치 논란은 해결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차기 우리금융회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가동되면서 임추위에 참여하고 있는 사외이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사외이사들 사이에서도 차기 회장의 출신 및 자질 조건을 놓고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19일 "경영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 내부 출신을 선호하는 쪽과 완전히 새로 시작한다는 시그널을 주기 위해 외부 인사를 활용하는 게 낫다는 의견으로 나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현재 우리금융 주주단은 IMM PE와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유진자산운용 등의 금융사들이 지분 4% 안팎을 보유한 과점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외이사들 또한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7인이다.

노성태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한화생명 추천)과 박상용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키움증권 추천), 윤인섭 전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푸본생명 추천), 정찬형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부회장(한국투자증권 추천), 신요환 신영증권 고문(유진PE 추천),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IMM 추천),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등이다.

우리금융 안팎에선 그간 손 회장과 호흡을 맞춰 온 이 행장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 행장은 '손태승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 입장에서는 퇴임 후에도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우리은행과 함께 본안소송 등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소송에 대한 직·간접적 지원을 위해서는 이 행장이 후임으로 오는 그림을 가장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렇다 보니 손 회장이 전날 입장문에서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 임추위는 완전민영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후임 회장을 선임해 달라"고 밝힌 것에도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원론적인 입장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세대교체'와 '완전민영화'라는 단어를 동원한 것이 후보군 중 나이가 가장 어린 축이면서 내부 출신인 이 행장을 고려했다는 해석도 있다.

1959년생으로 올해 63세인 손 회장에 비해 이 행장(60)은 세 살이 어리다.

임 전 장관의 경우 올해 63세로 손 회장과 나이가 같다.

다만, 임 전 장관의 경우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는 포함됐지만 우리금융 회장 후보 경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은행권 안팎에서는 금융위와 NH농협금융 등 민관을 모두 거친 이력을 소유한 임 전 장관을 강력한 다크호스로 보는 분위기다.

우리금융 전직 임원은 "이미 과점주주 중 일부는 임 전 장관을 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하지만 임 전 장관이 추천될 경우 '관치금융' 논란을 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는 NH농협금융 회장으로 추천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케이스와는 또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나서 손태승 회장을 압박한 점이 연임 포기로 이어졌던 만큼, 이런 상황에서 관료 출신이 추천될 경우 임추위의 속사정과는 무관하게 '관치금융'에 대한 비판이 극에 달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치 논란만 없다면 임 전 장관이 우리금융 입장에선 최선의 대안이라고 본다. 내부 갈등 뿐 아니라 금융당국과의 악화한 관계를 되돌리는 데도 임 전 장관의 커리어와 역량은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임 전 장관을 추천하려면 임추위 또한 매우 정교한 논리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금융 임추위는 이원덕 행장과 임종룡 전 장관을을 포함해 1차 후보군을 추린 상태다. 오는 27일 열릴 두번째 임추위에선 이를 3명 안팍으로 추릴 계획이다.

최종 후보는 내달 초 면접 등을 거쳐 확정된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EY한영 제공]>



j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3시 2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