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국내 상장기업들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연말 배당금 규모가 9조 원 이하로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상당폭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연합인포맥스의 배당급지급일정(화면번호 3456)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1천125개 기업이 배당금을 확정한 가운데, 외국인에게 지급해야 할 배당금 규모는 약 9조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매매기준환율 1,319.70원을 적용하면 약 67억 달러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외국인들이 받아 간 배당금에 비해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초 지급된 2021년 연말 배당금은 원화로 약 10조원, 달러화 기준(각 기업 지급일 환율)으로 81억 달러를 기록했던 바 있다.

원화 기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배당금 규모가 1조 원 이상 감소한 것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 비율이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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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시(코스닥 및 코스피) 외국인 보유 비중은 약 27.4%로 떨어졌다. 해당 비중은 2020년 말 32%였지만, 2021년 29.5%로 하락했고 지난해 추가로 떨어졌다.

외국인 배당금 규모가 가장 큰 삼성전자의 경우도 외국인 지분율이 2021년 말 기준 51.89%이던 데서 지난해 말 49.75%로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연말 배당금 전체 규모는 지난해와 2021년이 동일하지만, 외국인 비중 축소로 외국인 배당금 규모는 2021년 말 약 1조1천200억 원(보통주 기준)이었던 것에 비해 2022년 말에는 1조700원가량으로 감소했다.

달러-원 환율 수준이 올라와 있는 점은 달러 기준 배당금 규모를 줄이는 요인이다.

연말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는 4월 지난해 달러-원은 1,250원 선 아래서 주로 거래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1,320원 부근으로 레벨을 높인 상황이다. 현 수준 환율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달러 기준 해외 배당금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15억 달러가량 줄어들게 된다.

배당 역송금에 대한 부담이 그만큼 경감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올해는 국내 기업 해외 자회사가 본사로 지급하는 배당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배당 시즌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 1월부터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해 법인세를 추가 부과하지 않기로 법을 개정한 영향이다.

올해 1월 우리나라의 배당소득수지는 56억6천만 달러 흑자로 월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11억1천만 달러보다는 5배 이상 급증했다.

한은 관계자는 "배당 관련 법 개정의 영향으로 해외 자회사로부터의 배당을 확대하려는 의향을 가진 기업들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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