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우리나라의 해외투자가 그동안 큰 폭 증가한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휘되는 양상이다.
 

3월 경상수지 석 달 만에 흑자전환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2023년 3월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난 3월 상품수지는 6개월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배당소득 덕에 전체 경상수지는 석 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3.5.10 nowwego@yna.co.kr


수출 부진으로 상품수지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해외투자에 따른 배당소득이 큰 폭 증가하면서 대외수지의 악화를 방어하는 중이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금 관련 세제를 완화한 점도 효과를 배가하고 있다.

◇급증한 배당수입…해외투자 확대와 세제 개편 '시너지'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2억7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가 미미하긴 하지만, 지난 1~2월의 연속 적자 흐름에서는 벗어났다.

3월 경상수지 흑자는 배당수익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 내국인이 해외 직접투자 혹은 증권투자 후 배당을 받은 금액이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대해 지급한 배당금보다 32억 달러가량이 많았다.

배당수익의 증가는 내국인의 해외투자, 특히 해외 현지 법인 설립 등 직접투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한은의 국제투자대조표(IIP)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외 직접투자에 따른 대외금융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6천476억 달러에 달했다. 10년 전인 2013년 말 2천388억 달러에 비해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따른 직접투자 대외금융부채는 지난해 말 2천723억 달러로, 10년 전 1천809억 달러에 비해 1천억 달러 남짓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런 만큼 직접투자 관련 배당 수입은 꾸준한 증가세다.

한은경제통계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직접투자배당수입은 2013년 153억 달러이던 데서 2021년에 299억 달러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는 282억 달러를 기록했다.

직접투자 배당과 이자 수입에서 외국인 투자에 따른 배당과 이자 지급을 뺀 직접투자소득수지는 2018년까지 대체로 적자이던 데서 지난해에는 118억 달러 흑자로 가파르게 전화됐다.

올해는 세제 개편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배당수입도 더 큰 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말 정부는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해 법인세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세법을 개정했다. 지분율이 50%가 넘는 해외 자회사에서 받는 배당금은 전액 비과세 대상으로 바뀌었다. 이중과세 논란이 있던 데다, 해외 자회사에 유보된 자금을 국내로 환류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데 따른 조치였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직접투자배당수입 규모는 118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 51억 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들의 배당 규모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배당수입의 증가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물론 해외 자회사의 배당은 각 기업의 경영실적, 자금 수요 사정, 환율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만큼 향후 배당수입 규모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외환전산망을 통해 사전적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한 4월 등 가까운 시기의 흐름을 보면 예년보다 많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역 부진에도 배당수지 버팀목…"경상수지 흐름 개선 예상"

늘어난 배당수지 흑자는 우리나라 전체 대외수지 안정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장기간 경상흑자 시대를 구가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 수출의 주력인 반도체 경기가 악화하면서 무역수지가 1년 이상 적자 흐름이다.

더 근본적으로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글로벌 교역 구조가 분절화하면서 우리 수출 산업의 미래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그런 만큼 경상수지에서 상품수지는 지난해 10월부터 3월까지 10개월 연속 적자다.

서비스수지도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늘어난 반면 중국 등 외국인의 입국은 제한되면서 적자 흐름이 이어지는 중이다.

올해 1분기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는 각각 97억 달러, 7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전체 적자는 약 45억 달러였다.

같은 기간 133억 달러 흑자를 기록한 본원소득수지가 아니었다면, 경상수지 전체의 흑자 규모는 훌쩍 더 커졌을 수 있다.

한은은 배당수입 등으로 향후 경상수지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통상 4월은 외국인 주식 투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으로 본원소득수지가 상당폭 적자지만, 올해는 배당수입이 이를 방어해 줄 것으로 예측됐다.

연초에 비해 최근 들어 무역수지의 적자 규모도 줄어드는 추세인 점 등을 고려하면 경상수지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향후 경상수지는 4월에는 균형 수준으로 갈 것 같고, 당분간 완만한 개선세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다만 한은의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인 260억 달러는 전반적인 성장 둔화 등으로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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