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 사외이사 선임 임시주총 개최 제안…JB금융 "다 끝난 일"
얼라인 "우호적 관계로 대화하고 싶지만 거부하면 전략 바꿀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이수용 기자 = JB금융지주가 2대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 요구를 거절했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얼라인과의 표대결에서 완승하긴 했지만, 추후 정식 절차가 진행될 경우 얼라인 측의 요구에 대해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던 것과 달리 단 칼에 거절하며 협의 자체를 거부한 것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얼라인은 최근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에서 경력을 쌓았던 김기석 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위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임시 주총을 열어달라는 3차 주주서한을 발송했지만, JB금융은 거부했다.

김기석 씨는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도 얼라인이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웠지만 표대결에서 지면서 결국 사외이사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얼라인은 당시 주총에서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주주친화적인 우호적 입장을 보인 데 따라 다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절차를 진행했다.

당시 김기홍 회장은 "JB금융이 이사회를 중심으로 의견을 밝힌 것은 김기석 후보의 개인적인 자격의 시비를 건 것이 아니라 (임추위 등) 지배구조법에서 전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점을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 후보의 사외이사 자격이 문제가 아니라, 지배구조법상과 내부 규범 등에 명시된 '주주 제안 → 임추위 논의 → 주총 표결' 등의 절차를 명확히 지키지 않은 점이 문제였다는 얘기였다.

김 회장은 당시 "내부규범 절차대로 주주가 추천하고 임추위에서 평가해 주총에 올리는 방법이 '베스트 프랙틱스'라고 생각한다. 제가 임추위원은 아니지만 이런 방식에 대해서는 향후 전혀 이견이 없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주주 제안이더라도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 적극 고려하겠다고 했다.

주총이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얼라인이 재차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나선 것 또한 김 회장의 이러한 입장을 긍정적 시그널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얼라인은 현재 JB금융 지분 14.04%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이사회에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할 이사가 포함되지 않는 것은 매우 비상식적이라고 보고 있다.

과거 JB금융의 주주초 참여했던 홍콩계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조차도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진출했던 데다,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도 김기석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JB금융의 결정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글로벌 금융사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김기석 후보가 JB금융 이사회의 전문성과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고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주주 의결권 행사에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온 국민연금이 행동주의 펀드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한 것에 대해 당시 금융권 안팎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얼라인은 3차 주주서한을 거부한 JB금융을 상대로 더 강도높은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김 후보 선임 안건과 관련해) 임추위를 거쳐 임시주총을 다시 열자는 제안에 대해 JB금융에서는 모두 끝난 얘기라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며 "우호적인 관계 속에서 건설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싶었지만 그게 안 된다면 우리는 전략을 바꿀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전을 보일 것으로 보였던 양측 간의 입장이 다시 평행선을 달리게 되면서 얼라인이 추가적으로 어떤 대응책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주요 금융지주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 대응과 협력에 나서는 것과 달리 JB금융은 시간끌기에 나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얼라인은 주주제안에 대한 JB금융의 답변을 전면적으로 공개하는 것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위한 주주제안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JB금융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주총에서 이사진을 선임할 때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방식과 달리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후보가 5명일 경우엔 한 주당 5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특히, 의결권을 특정 후보들에 집중해 몰아 쓸 수 있는 만큼 최대주주가 아니더라도 원하는 후보를 이사로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다수의 우호 지분을 보유한 JB금융이 주주제안에 적극적으로 반대할 경우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사외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2대 주주와 지속해 갈등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한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팽배한 상황에서 주요 금융지주들이 주주와의 협력적 대화에 적극적인 점을 JB금융도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B금융그룹 김기홍 회장
[JB금융그룹 제공]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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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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