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맞춰 금리 낮춰야 vs 신중한 접근 필요
"추가 재원마련 대책은 논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올해 들어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꾸준히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책 모기지 대출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제자리를 유지하면서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 기조가 한풀 꺾인 상황인 만큼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를 시장금리 하락 흐름을 반영해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사실상 주담대의 준거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3.97~5.916%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금리 하단이 5%대, 상단이 7%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6개월 만에 1%포인트(p) 이상 빠진 셈이다.

한 때 4%에 육박했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 4월 3.44%까지 떨어지면서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더 내릴 가능성이 크다.

반면, 보금자리론과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 등을 통합한 정책 모기지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 1월 말 출시된 이후 3개월째 금리를 동결했다.

당시 주택금융공사는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자금조달 시장의 불확실성이 남은 점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여전한 점 등을 지목했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주금공은 지난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하면서 금리를 일반형 4.25∼4.55%와 우대형 4.15∼4.45%로 책정했다.

당초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수준은 일반형과 우대형 모두 이보다 50bp 높은 수준이 예상됐지만, 정책금융 상품이라는 취지와 시장금리 인하 효과를 미리 반영해 금리를 대폭 낮춰 출시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은행권 주담대 금리와 견줬을 땐 경쟁력이 있는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은행권이 시장금리를 반영해 주담대 금리의 탄력적 조정에 나서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을 고려하다 은행권 주담대로 갈아타는 수요가 최근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말 신청액 기준 총 공급액은 39조6천억원의 78%를 채운 이후 최근 신청규모가 크게 늘고 있지 않은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

다만, 금융권 관계자는 "출시 초기 50bp를 낮춘 것 또한 금융위와 주금공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조치를 했던 것"이라며 "실제로 특례보금자리론 출시가 확정된 때와 금리를 50bp 인하하기로 결정한 당시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크게 낮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이미 주담대의 준거금리로서의 상단을 막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책금융 상품인 만큼 금리조정을 빈번하게 하는 것도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도 있다.

이미 신청액 기준으로 80% 수준에 달하는 신청이 몰린 가운데, 금리를 추가로 낮출 경우 기존 신청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초 특례보금자리론이 금리가 지나치게 튄 상황에서 금리 리스크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 국민들에게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 주담대를 공급하자는 취지였던 만큼 시중은행 주담대와의 경쟁구도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준거금리 역할을 수행 중인 만큼 변동성이 클 경우 이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신청이 줄고 있긴 하지만 연내 해당 재원이 모두 소진될 가능성은 상당히 큰 상황"이라며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추가 재원마련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접수 시작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고금리 상황에서 주택 구입이나 '대출 갈아타기'가 필요한 실수요자를 위한 정책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30일 오후 서울시내 SC제일은행 한 지점 외벽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2023.1.30 jieu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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