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처 보조금 예산 전면 검토하라…내년 예산 반영"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각 부처는 무분별하게 늘어난 보조금 예산을 전면 재검토해 내년 예산에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24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국고 보조금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는 시행령을 심의한다. 보조금 관리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조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간 단체 보조금이 지난 정부에서 2조원 가까이 늘어나는 동안 제대로 된 관리, 감독 시스템이 없어 도덕적 해이와 혈세 누수가 만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사를 통해 엄청난 부정과 비리가 적발됐다. 횡령, 리베이트 수수, 허위 수령, 사적 사용, 서류 조작 등 부정의 형태도 다양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합동 점검에서도 대규모 위법, 부당 사례가 적발됐다"며 "학령인구를 줄어드는데 세수가 증가해 교부금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보조금이 남발되고 검증과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부정과 비리의 토양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혈세가 포퓰리즘의 먹잇감이 되고 지난 정부에서만 400조원의 국가 채무가 쌓였는데 이는 납세자에 대한 사기이자 미래세대에 대한 착취"라며 "정부 내에서도 보조금 선정, 집행 과정에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무사안일에 빠져 관행적으로 집행해온 것은 아닌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향후 보조금 사업에서 부정, 비위가 발생할 경우 사업자뿐 아니라 담당 공직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선정에서부터 집행, 정산, 점검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관리, 감독 시스템을 가동해야 할 것"이라며 "보조금은 사용 내역과 관련 자료를 정직하게 제출하는 단체에만 지급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 혈세는 어려운 취약계층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고, 열악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도 국가안보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초급 사관과 부사관 처우를 개선하는 등 꼭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도 "최근 민간 단체 보조금 및 교육 교부금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적 공분이 크다"면서 "단 한 푼의 혈세도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3년간 보조금을 받은 1만2천여개 민간 단체를 감사한 결과 314억원 규모, 1천865건의 부정 및 비리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정부가 시도 교육청에 지원하는 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은 약 282억원이 편법 사용 및 낭비된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보조금 관리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각 부처에 "내년도 보조금 예산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보조금을 제로베이스에서 꼭 필요한 것만 편성하고 국민의 세금인 보조금을 받아 가는 사람들은 반드시 보조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아주 정직하고 정확하게 증빙을 제출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를 어기고 허위 자료를 제출한 사람에게 보조금을 주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보조금의 부정, 비위에 대해서는 궁극적으로 공직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대변인은 "보조금 예산을 5천억원 이상 감축한다는 보도가 있는데,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면 5천억원이 될지 아니면 그 이상이 될지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미래 성장 동력 창출과 인재 양성에 대한 의지도 전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세계는 지금 반도체, 2차 전지 등 첨단분야에서 치열한 산업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기술 혁신, 초격차 기술 확보는 경제의 성장, 양질의 일자리 창출, 미래세대의 기회와 직결돼있다면서 경쟁력의 핵심은 결국 인재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이 혁신적으로 변해야 한다"며 "융합인재를 길러내고 교육 수요자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공급자로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다음 주에 프랑스를 방문해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지금까지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정부와 민간, 중앙과 지방이 원팀이 돼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저 또한 해외 정상들을 만날 때마다 지지를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179개 회원국이 모두 참석하는 총회에서의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부산 엑스포가 가진 차별화된 비전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국무위원들께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어 주시기 바란다. 아울러 순방 기간 동안 국정에 차질이 없도록 현안을 더욱 철저하게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6.13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z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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