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은 통화긴축 기조에서의 섣부른 선회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에 유의해 충분한 기간 긴축기조를 이어가되 다양한 지표를 살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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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기 진입의 마지막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리스크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1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통화정책의 핵심 목표인 물가에 대해 안정기로 점차 재진입하는 모습이지만,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품목이 가격 상승이 여타 품목으로 파급되는 정도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일부 품목의 가격 조정이 전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도 낮아지는 추세지만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이르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한은은 또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라 원자재가격이 변동성을 보이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근원물가와 괴리된 움직임을 보일 위험도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상승률이 점차 둔화해 올해 말에는 2%대 초반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안정기 진입의 마지막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한은은 그런 만큼 "섣부른 긴축기조 선회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고 금융시장에 부채증가 및 위험쏠림의 시그널을 제공할 리스크에 유념해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한 기간 이어가되 다양한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장 상황과 관련해서는 내수 회복 모멘텀의 약화에도 수출이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에서는 IT 부문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다른 부분도 자동차를 중심으로 개선되는 상황이다.

내수는 서비스와 건설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는 중이다.

한은은 "국내경제는 민간소비 회복세가 약화하고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내수와 수출 간 차별화 양상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화 등 잠재 리스크의 현실화 위험이 상존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부동산 시장이 부진이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소지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가계의 자금조달이 주로 부동산 담보를 통해 이루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주택가격 하락은 상환능력이 충분치 않은 주담대 차주 등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다만 "금융여건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의 복원력이 양호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개별 부문의 시장 불안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불안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많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총평했다.

한은은 이어 "주택시장 부진의 영향을 면밀히 살펴나가는 동시에 중장기적 시계에서 누적된 불안 요인을 경감해 나가는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해외 주요국의 통화긴축 완화가 예상되는 점은 외환 부문의 우려를 줄여 독자적인 정책 운용의 공간을 넓혀줄 것이라고 한은은 진단했다.

한은은 하지만 "연준 통화정책의 완화 전환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디스인플레이션 및 디레버리징 과정을 저해할 가능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또 "시장 참가자 대부분은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런 전망은 대체로 주요 가격변수에 이미 반영됐다"면서 "앞으로 금리 인하 시기나 폭과 관련해 기존 예상과 다른 정보가 제공될 때마다 국내외 금리·주가·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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