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외 통화정책의 전환이 예고된 가운데 국내 증시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쏟아져들어오고 있습니다. 원화 채권 시장으로도 자금 유입 기조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국내 증시 및 채권시장의 외국인 투자자 동향과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했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외국인의 국내 채권에 대한 투자는 올해도 꾸준히 유입되는 중이다.

다만 한·미 금리의 큰 폭 역전이 지속하는 가운데 재정거래 유인도 축소되면서 유입 속도는 더디다.

투자 대상도 단기 채권이 주를 이룬다. 금리의 하락 폭에 대한 자신감이 여전히 크지 않은 가운데 비교적 방향성이 정해진 단기물 위주로 투자가 진행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연합인포맥스 금감원 외국인잔고(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외국인의 원화 상장채권 보유 잔액은 약 244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약 243조원보다 8천억 원 정도 늘었다.

외국인 보유 원화 상장채권 잔고 순증액
금융감독원,연합인포맥스

외국인의 원화 채권 보유 잔액은 지난 7일에는 250조4천억원으로 사상 처음 25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11일 국고채 만기 상황일 이후에는 상당폭 줄었다. 만기 상환액 중 외국인 보유 규모가 약 7조6천억 원에 달했다.

국고채 만기일 전 외국인이 최대치로 보유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올해 연초 이후 약 두 달여간 7조원가량의 매수세가 유입됐던 셈이다.

하지만 만기일 이후 외국인의 재투자 움직임은 뚜렷하지 않아 잔고가 빠르게 회복되지는 않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2일에는 약 1조2천억 원 어치 국내채권을 순매수했지만, 전일에는 8천억 원을 순매도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만기 자금이 빠르게 재투자되지는 않고 순차적으로 투자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외국인이 해당 만기자금을 회수해 달러로 자금을 빼내 갔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A 외국계은행의 트레이딩 헤드는 "그 정도 자금이 빠져나갔다면 외환시장에 충격을 줬을 것이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면서 "외국 기관과 면담해봐도 원화채에 대한 투자 의향은 여전히 크다"고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자금이 이탈하지는 않고 있지만, 재투자의 지연 등 외국인의 투자 속도가 느려진 것은 좁혀진 재정거래 유인도 한몫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정거래 차익을 가늠할 수 있는 1년 스와프베이시스(SOFR) 역전폭은 전일 기준 56bp 수준이다. 지난해 2월초 이후 가장 좁다.

1년 스와프베이시스 추이
연합인포맥스

B 외국계은행의 헤드는 "해외 투자 기관의 달러 펀딩 비용도 제로는 아닌 만큼 사실상 재정거래를 통해 먹을 게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 국면에서 외국인의 원화 채권 투자에서는 재정거래 비중이 추세였다. 차익 유인이 축소된 상황에서 공격적인 자금 유입은 어려울 수 있는 셈이다.

대신 올해 외국인의 국내 채권 매수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보험사의 본드포워드 거래가 꼽힌다.

보험사가 국내 증권사나 혹은 외국계은행 서울지점과 본드포워드 거래하면 이들이 외국투자기관을 통해 포지션을 헤지하는 과정에서 30년물 등 초장기 채권을 사들이게 되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2월 금통위에서 외국인 채권 자금의 순유입이 지속하는 배경으로 "특히 본드포워드 거래 과정에서 초장기물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외국인 국내 채권 투자 대상도 단기물 또는 본드포워드에 활용되는 초장기물로 나뉘는 중이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별거래현황(화면번호 4254)를 보면 올해 국고채 중 외국인 보유 잔고가 늘어난 잔존만기 구간은 6개월 이하와 1년 이하, 10년 이하와 30년 이하 구간이다. 특히 30년 이하 구간이 3조원 이상 급증했다. 반면 잔존만기 5년 이하 구간은 6조1천억 원 넘게 급감했다.

A 외국계은행의 헤드는 "아직 예상이 어려운 각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폭 등으로 인해 장기 금리는 여전히 방향성이 불투명한 만큼 단기물 위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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