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10대 그룹을 비롯한 주요 그룹사들은 지난해부터 일상적인 사업 조정은 물론 경제민주화 분위기를 타고 비주력 사업을 정리해왔다.

올 하반기에도 사업 조정은 활발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흡수합병이나 청산종결로 계열사 수를 줄이기도 했고 성장동력을 위해 회사를 신설하거나 인수를 통해 다시 늘리기를 반복했다.

7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 변동내역과 연합인포맥스 자본시장 리그테이블 등에 따르면 SK와 LG, GS, CJ, 이랜드그룹 등이 하반기에 들어서 사업 조정을 활발하게 펼쳤다.

포스코, 롯데그룹과 함께 계열사 편입과 제외가 활발했던 SK그룹은 올해 7월에 사업부 분할을 통한 설립으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인천석유화학을 신규 계열사로 신고했다. 모두 SK이노베이션이 최대주주다.

SK E&S는 9월에 가스제조 및 공급업체인 보령엘엔지터미널의 지분을 취득해 계열로 편입했고, SK케미칼은 PPS(poly phenylene sulfide) 제조업체인 이니츠를 신설했다. 대신 발전·전기업체인 아미파워를 청산 종결했다.

이에 따라 주로 합병이나 매각을 통해 계열사 수를 급격히 줄여왔던 SK그룹은 상반기 말 80개사에서 지난달 말에는 83개사로 숫자를 늘렸다.

계열사 수에서 큰 변동이 없으나 LG그룹과 GS그룹도 사업 조정에 적극적이었다.

LG그룹은 장애인표준사업장인 위드유(LG유플러스)를 신설한 반면, 유기 및 무기화학제조업체인 이미지앤머터리얼스를 청산종결했다. 또 LG전자는 5월에 LG CNS로부터 브이이엔에스 주식을 인수해 7월1일자로 합병했다. LG전자는 곧이어 자동차부품 사업을 통합해 본격적으로 수행할 VC사업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며 계열사 수를 늘려왔던 GS그룹은 9월에 부동산개발업체인 지앤엠에스테이트(GS건설 등)를 신설했고, GS홈쇼핑은 인터넷쇼핑업체인 텐바이텐을 지분 취득을 통해 계열로 편입했다. 이와 함께 스포츠서비스업체인 승산레저와 운송업체인 에스티에스로지스틱스를 흡수합병해 계열사 수를 조절했다.

4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항상 계열사 조정이 활발한 CJ그룹도 예외는 아니었다.

CJ헬로비전이 한국케이블티브이나라방송을 비롯해 횡성유선방송, CJ헬로비전영서방송, CJ헬로비전호남방송 등의 지분을 취득해 계열사 수를 늘렸다. 대신 화성봉담피에프브이와 라디스튜디오를 청산종결했다.

이랜드그룹 움직임도 주목을 받았다. 잦은 M&A로 주목을 받은 이랜드는 유통과 레저부문에서 여전히 활발한 인수활동을 펼치면서도 일부 사업을 정리했다.

지분취득으로 전주코아호텔(이랜드파크)을 계열로 편입한 이랜드는 의류제조 및 도소매업체인 아렐과 온라인교육정보 제공업체인 프리먼트를 지분매각으로 계열에서 제외했다. 의류제조 및 도소매업체인 이랜드커리어스는 청산종결됐다.

이에 따라 이랜드 계열사 수는 활발한 M&A에도 상반기 말 27개에서 지난달 말에는 25개로 감소했다.

그밖에 계열사 매각으로 회생에 집중하는 웅진그룹과 STX그룹, 동양그룹 등도 숫자 변화가 많았다.

이에 따라 62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는 상반기 말 1천779개사에서 지난달 말 1천765개사로 14개사 감소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사업 조정이 활발한 편"이라며 "대기업들이 서서히 타기업 사냥에 나서고는 있으나 인수 후 곧바로 합병에 나서고 있고 웅진과 STX, 동양그룹 등이 어려움에 빠지면서 전반적으로 계열사 수는 지난해에 이어 감소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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