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세월호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짓다가 만 과천 우정병원이 흉물로 17년째 방치되고 있다. 수백억 원의 부채로 공사 재개는 요원한 실정이다.

2일 과천시에 따르면 세모그룹은 지난 1991년 과천시 갈현동 일대 9천118㎡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12층 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인 우정병원을 착공했다.

하지만 우정병원 건축공사는 지난 1997년 공정률이 60% 수준인 상황에서 중단됐다.

시공사인 ㈜세모가 1997년 외환은행과 경기은행에 만기가 도래한 어음 16억7천만원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 됐기 때문이다.

그룹 주력 기업인 세모해운의 적자가 심화된데다가 제2금융권의 대출금 회수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과천 우정병원에 무리하게 투자한 것이 부도의 원인으로 진단됐다.





<사진설명:세모 부도에 따른 공사 중단으로 17년째 방치돼 있는 과천 우정병원>

이후 부지와 건물 소유권을 인수한 거붕의료재단과 한솔스포렉스, 상원AKP 등이 병원 정상화 또는 용도변경을 통해 건물완공을 추진했지만 자금난 등으로 번번이 공사 재개에 실패했다.

공사 지연 속에 600억원이 넘는 부채가 쌓여 우정병원의 공사 재개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우정병원의 부채는 1순위 356억원과 2순위 153억원, 체납한 국세·지방세 26억원 등 630억원에 달한다.

1순위 채권단에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롯데손해보험, 보성건설 등이 포함돼 있고, 2순위 채권단은 전일상호저축은행과 개인채권자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과 토지 소유주가 분리된 데 따른 의견 차이도 공사 재개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현재 우정병원 건물은 거붕의료재단이, 토지는 상원AKP가 소유권을 갖고 있는데 두 회사는 수년간 의견 마찰과 비용 마련 문제로 공사를 진척하지 못했다.

건물을 완공하기 위해선 약 1천2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건설비용 약 600억원이 소요되고 부채 630억원도 변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천시 관계자는 "거붕의료재단과 상원AKP가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며 "금융부채가 늘어나면서 감정평가가격보다 부채가 훨씬 많아 정상화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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