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의 가장 큰 시련은 역전세다. 주택시장 매매가격이 수도권 중심으로 반등하고 청약 열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전세가격은 여전히 보합 수준에 그쳤고, 다락같이 올랐던 지난 2년간의 가격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인 까닭이다.

정부는 역전세 압력이 급매물 출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 임대보증금 반환에 필요한 만큼 대출규제를 완화하기로 했지만 단기 처방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17일 국토연구원의 부동산 소비심리조사에 따르면 7월 들어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는 전국과 수도권이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 비수도권만 보합 국면에 머물렀다.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6월 하강 국면에서 7월 보합국면으로 진입했지만 여전히 매매시장보다는 저조했다.

7월 조사에서 전국 기준 전세 임차가 많다고 응답한 중개업소는 19.4%에 그친 반면, 임대하려는 사람이 더 많다고 응답한 중개업소는 47.5%로 두 배가 넘었다.

수도권 역시 전세 임차수요가 많다는 응답은 17.8%였고 임대수요가 많다는 응답은 49.7%에 달했다.

전세 가격에 대한 시각차, 전세 사기에 대한 불안 등으로 수요는 위축됐고 반면 신규 임차인을 통해 기존 보증금을 반환해야 하는 임대인은 다급한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월평균 5만3천건의 역전세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매매가격이 과거 전세가격보다 낮은 이른바 깡통전세도 월평균 1만건이 만기도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출처: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은행 재인용]

 

 

 

[출처: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은행 재인용]

 


서울도 입주물량을 고려할 때 역전세 여파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됐다. 강남구와 송파구, 서초구, 강동구 등 강남4구 입주물량은 올해만 1만2천400여세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5년에는 올림픽파크포레온 1만2천여 세대의 입주가 예정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 2019년 송파구 헬리오시티 1만세대가 입주할 당시 송파구의 전세가격이 크게 하락한 점을 들어 예상보다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부동산 시장 하반기 전망 및 PF 대출 건전성에 미치는 함의' 보고서에서 "전세가격 하락에 따른 급매물 출현 가능성이 과거 대비 높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나신평은 "이번 하락장의 경우에는 전세 가격의 하락폭이 매우 크기 때문에 기존 보증금 대비 신규 보증금의 차액 규모가 크고 시중금리 상승에 따라 추가 대출에 따른 이자부담도 과거 대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나신평은 정부의 임대보증금 반환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급매물이 시장에 일시에 대량으로 출회되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기적으로 임대인은 주택가격의 상승 가능성과 이자 부담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임대된 주택의 매각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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