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매각이 지연되면서 국내 건설업 면허 1호인 삼부토건 회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지난해 5월 이지스자산운용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르네상스 호텔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1년 가까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르네상스호텔은 강남구 테헤란로 중심에 위치해 입지가 우수한데도 매각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13일 이른 시일 내에 르네상스호텔 매각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건물을 허물고 재개발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 매각 지연의 원인으로 꼽혔다. 호텔 노조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고 강남권 오피스 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은 점도 걸림돌로 지적됐다.

국내 건설업 면허 1호 업체인 삼부토건은 지난 2011년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르네상스호텔 매각을 조건으로 채권단에게 7천5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워크아웃 종료의 핵심인 르네상스호텔 매각이 지연되면서 오는 6월3일 돌아오는 대출 만기가 또다시 연장될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5월 르네상스 호텔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삼부토건과 양해각서(MOU)를 맺었지만 지난해 11월 말까지 예정된 본계약 체결의 시한을 넘겼다. 지난 1월 이지스자산운용은 컨소시엄을 꾸려 MOU 기간을 6개월 연장했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7월 우선협상기간이 끝나지만 기한 내 투자자 모집 완료가 사실상 불가능해 추가 연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약 1조9천800억원의 자금을 모아 호텔을 헐고 오피스와 호텔, 상업시설 등을 갖춘 복합빌딩을 세울 계획이다.

현재 르네상스호텔 개발은 행정절차 초기 단계로 이해관계인과 토지소유자가 도시관리계획 등 행정계획의 입안을 제안하는 주민제안을 강남구청에 신청해 놓은 상태다. 구청 관계자는 "행정절차가 1년에서 최대 10년까지 지연되기도 한다"며 "한두 달 내에 끝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호텔 노조가 매각에 반발하며 고용권 보장을 위한 총파업에 들어가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반감시키고 있다. 503명으로 구성된 호텔 노조는 지난해 한국노총을 통해 국내 연기금에 이지스자산운용에 투자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 물건이다 보니 장부가격이 높게 책정돼 있고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며 "다양한 이슈들이 얽혀 있어 딜 클로징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3~4년 후 준공된다고 예상했을 때 강남권 오피스 임대시장 전망이 밝지 않아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며 "행정 절차 중으로 사업이 확정되지 않은 점도 투자자 모집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지스자산운용은 7월 이후에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스자산운용에게 매각하겠다는 삼부토건의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MOU 기한이 있지만 공시한 것처럼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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