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엔 환율이 거침없는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도 급반했다.

서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9일 달러-엔이 110엔선까지는 조정보다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달러화도 1,050원선 상향 테스트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달러-엔에 기댄 달러화 상승세가 실수급보다는 포지션 플레이의 결과인 만큼 110엔 등 주요 레벨 도달 이후 롱포지션 청산 가능성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준과 아베의 시너지…달러-엔 109도 '가뿐'

달러-엔 환율은 이날 오전 109.46엔까지 고점을 높였다.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추가 부양의지를 드러낸 점 등이 달러-엔 상승에 가속도를 붙인 것으로 풀이된다.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투표에서 독립 부결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파운드-엔이 급등한 점도 달러-엔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엔은 다만 아마리 아키라 일본 내각부 경제정책 대신이 "급격한 환율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언급을 내놓은 데 따라 상승세가 다소 진정된 상태다.

서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달러-엔이 109엔선도 가뿐히 뛰어넘으면서 110엔까지 상승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A시중은행의 한 이종통화딜러는 "달러-엔이 109엔선을 뚫은 이후 오버슈팅으로 급등했다 현재는 소폭 반락했다"며 "하지만 최근 상승 추세에서 110엔선이 목표였던 만큼 해당 레벨까지 상승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엔저에 따른 무역적자 확대 등을 감안하면 110엔 이상 추가 상승이 가능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엔 바라기' 달러-원…1,050원 가시권

최근 달러-엔과 동일한 패턴을 이어가고 있는 달러화도 1,040원대 후반까지 고점을 높였다. 달러화는 장중한 때 1,047.90원선까지 오르며 지난 4월9일 1,050원선이 붕괴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딜러들은 달러-엔이 재차 110엔 테스트에 나설 경우 달러화도 1,050원선 상향 돌파 등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 1,050원선은 강한 저항선이지만 시장은 언제든 오버슈팅할 수 있어 일시적인 상향 돌파는 가능하다고 본다"며 "달러-엔이 주춤하면서 이날은 추가 상승이 제한되겠지만, 다음주 1,056~1,057원선까지는 고점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D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110엔 돌파에 실패해 조정에 들어가면 달러화도 급하게 되밀릴 수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네고 물량에 장중 달러화 반락 압력은 여전하지만, 반락시 역외 매수와 엔-원 하락을 우려한 당국의 개입이 언제든 들어올 수 있어 롱포지션 유지가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엔이 110엔을 터치한 이후 달러화의 추가 상승 동력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당국도 엔-원 환율 하락을 이유로 전일 장막판 등 1,040원대에서도 스무딩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달러화를 1,050원선 위까지 끌어올리는 개입을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

D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결국 롱플레이에 따른 달러화의 상승인 만큼 실수요가 뒤따라 주지 않으면 지속적인 오름세는 어렵다"며 "달러-엔이 110엔을 터치하면 차익실현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도 증시서 매도세로 나타나는 등 달러화가 반락보다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달러-엔 110엔 이후 역외의 추가 매수는 잦아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결제나 당국이 역외의 매수 공백을 메워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지만, 당국이 1,050원선 위로 달러화를 더 끌어올리는 개입은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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