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이윤구 기자 = 유로존 재정위기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친 후 시중은행 딜링룸이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버짓(목표수익)을 지난해보다 늘리지 않거나 오히려 낮춤으로써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지난해 유로존 위기로 달러-원 환율이 급등한 데 따라 시중은행과 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 상당수가 트레이딩 부문에서 저조한 수익을 낸 점도 안정성을 좇는 원인이 됐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버짓과 손실한도를 지난해보다 모두 20% 정도씩 줄였다.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라 올해 금융시장 상황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 상황이 개선됐지만)버짓과 손실한도를 중간에 늘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지난해보다 버짓을 축소했다.

SC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외은지점의 트레이딩 수익이 대부분 저조했다"며 "전반적으로 트레이딩 데스크를 줄이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버짓을 지난해보다 대폭 늘리고 달러-원 트레이더를 3명 증원했지만, 손실한도는 25% 축소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 딜링룸의 강점인 최고의 효율성을 통해 버짓을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버짓에 변동을 주지 않았다.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버짓을 늘리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버짓을 지난해보다 30% 미만으로 늘려 잡았다. 시장이 출렁거리는 데 따라 포지션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악재와 호재가 공존해 시장이 쉽게 출렁거리고 있다"며 "시장이 출렁거리면 트레이딩쪽에서 기회가 많아질 수 있지만 버짓을 지난해보다 30% 미만으로만 늘렸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은 메이저가 끌고 갈 수 있는 시장이지만 분위기상 공격적인 투자로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mrlee@yna.co.kr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