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GM 탈레가온 공장 인수 본계약 체결
(서울=연합뉴스) 현대차는 16일(현지시간) 인도 하리야나주 구루그람에 위치한 현대차인도법인에서 GM인도법인(이하 GMI)과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계약서에 서명 후 악수를 나누는 김언수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 부사장과 아시프 카트리 GMI 생산담당 부사장 모습. 2023.8.16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자리 잡은 인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좁아진 중국 시장 위상과 러시아 공장 생산 중단 등을 겪은 현대차그룹이 인도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등 글로벌사업 재편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18일 제너럴모터스(GM) 인도법인이 운영하던 인도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도 정부의 승인 등 선결 조건이 충족되면 13만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춘 탈레가온 공장의 인수 절차가 연내 완료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급성장하는 인도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 확보 및 전동화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급성장 인도 시장…현대차, 생산능력 최대 100만대로

지난해 476만대의 신차가 판매된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올랐다.

승용차 시장은 380만대 규모로 오는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전기차 중심으로 성장해 2030년 500만대 산업수요 중 SUV가 48%의 비중을 차지하고, 전기차는 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인도 정부가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이 인도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으며 마이크론,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인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달 초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와 현대차 인도공장을 방문했다.

정 회장은 연구·개발(R&D) 전략을 점검하고 인도 전기차 시장 동향을 면밀히 체크했으며 인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밸류체인 재편 동향도 점검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출시한 경형 SUV '엑스터'를 비롯해 인도 시장에 특화된 SUV 모델을 계속 선보일 방침이다. 2032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고, 2027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39개까지 확대한다.

특히 2025년부터 탈레가온 공장이 본격 양산에 돌입하면 현대차의 인도 내 생산능력은 최대 100만대까지 늘어난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라인 개선을 통해 첸나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75만대에서 82만대로 올린 바 있다.

기아의 경우 셀토스, 쏘넷 등의 SUV를 앞세우는 동시에 2025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PBV(목적기반모빌리티)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6.7% 수준인 기아의 인도 시장 점유율을 향후 10%까지 높이며 생산 차종을 확대하고 판매 네트워크도 현재 약 300개에서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인도 방문 중인 정의선 회장
(서울=연합뉴스) 인도 중장기 모빌리티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인도를 방문한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 및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인도를 방문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 2023.8.8 [현대차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 부진한 中 시장…현대제철도 중국법인 재정비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업체 판매량 3위에 오른 현대차그룹이지만, 중국에서의 입지는 여전히 좁은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에 25만4천대와 8만9천대를 중국에서 판매했다. 이는 2020년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급감한 수준으로 점유율이 1%대에 그쳤다.

작년 중국 판매 목표인 현대차 37만대와 기아 18만5천대에도 한참 못 미치는 성적표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나마 올해 들어서는 현대차가 선보인 중국 전략 모델 '무파사' 등에 힘입어 반등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베이징현대의 올해 7월 누적 판매 대수는 13만9천433대로 지난해 전체 판매 대수 24만5천405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아의 7월 누적 판매는 4만7천739대로 지난해 전체 판매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대차·기아의 부진에 계열사인 현대제철도 중국사업 재정비에 들어가 베이징·충칭법인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현대제철의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은 국내에서 들여온 자동차 강판을 재가공해 현대차·기아의 베이징 공장과 충칭 공장에 납품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러나 베이징법인은 2017년부터 5년 연속 적자에 빠져 1천58억원가량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두 중국 법인의 자산 규모는 824억8천300만원 수준이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연산 30만대 규모의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멈췄고, 기아의 러시아 수출도 거의 중단됐다. 이에 현대차 러시아 공장 매각 및 철수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인도 시장 점유율 확대 및 전기차 수요 선제 대응 등에 나선 것은 전동화 리더십 강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했다.

현대차 인도공장 생산라인 살피는 현대차 정의선 회장
(서울=연합뉴스) 현대차 인도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인도 전략 차종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2023.8.8 [현대차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yg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6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