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성규 기자 =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총 자산 규모가 우리은행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은행의 국내 지점들은 2000년대(2000~2009년) 들어 연평균 24% 성장하면서 2010년말 기준 총 자산이 249조7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총 자산 규모는 국내 빅4 중 하나인 우리은행(240조1천억원)을 앞지른 것이고, 국내은행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261조7천억원)과도 별반 차이가 없다.

12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총 자산 규모는 2009년 292조6천억원까지 증가하기도 했으나,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를 겪으며 2010년에는 전년 대비 14.7% 줄었다.

2010년 현재 외국은행 국내지점 중 총 자산과 자가자본이 가장 큰 은행은 홍콩상하이은행(HSBC)으로 총 자산과 자기자본은 각각 31조2천억원과 2조7천억원이다.

자기자본만 놓고 따지면 지방은행 중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큰 부산은행(2조3천억원)보다 크다.

HSBC의 뒤를 이어 제이피모건체이스(1조6천억원), ING(1조5천억원) 등이 외은 자기자본 순위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외은지점의 자산과 자기자본은 상위 10개 지점에 집중돼 있다.

자산규모 상위 10위권에 포진된 외은 지점들이 전체 외은 자산의 67.3%, 자기자본의 65.5%를 차지하고 있다.

외은의 자금 조달 방식은 국내 시중은행과 큰 차이를 보였다.

외은지점의 자금 조달은 대부분이 본지점 차입금과 외화 차입금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최근엔 기타부문(은행간조정자금, 매출어음, 지급보증충담금, 수입보증금) 비중도 크게 늘고 있다.

국내 은행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은 원화 예금과 금융채 발행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은은 지점망이 없기 때문에 자금조달이나 운용에 있어 시중은행과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외은의)자금운용 내역을 보면 유가증권과 기타부문에 대한 운용비중이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외은 자금운용에 있어 절반 이상은 기타부문으로 국내 시중은행의 자금운용 중 기타부문의 비중(5.2%)에 10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외은지점들은 외형만 성장한 것이 아니라 건전성도 개선된 측면이 있다"며 "2010년년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 노력에 힘입어 전년 대비 0.29%포인트 감소한 0.12%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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