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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규 칼럼> 고용과 환율의 '아~ 이러니'
    이성규 기자  |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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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9.14  08: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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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아~ 이러니', 역설과 모순을 뜻하는 영어 단어 아이러니(irony)를 우리 말 표현으로 재치있게 풀어쓴 한 증권사의 CF 카피 중 한 대목이다.

    최근 우리 경제 지표와 가격 변수에서도 아이러니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고용과 환율이다.

    이번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강조했다. 또 고용에 이어 국민 소득까지 증대시켜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 보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정부가 머리끈 동여매고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 주도 성장을 해 보겠다고 하니 많은 국민이 믿고 지켜보며 응원했다. 그런 데 매달 통계청의 고용 현황이 발표될 때마다 국민의 믿음은 실망으로 변해갔다.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690만7천명으로 1년 전보다 3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 1월 1만명 줄어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업자 수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치솟았고 실업률도 악화일로다. 이러다 다음 달 고용은 마이너스를 기록할지도 모르겠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13만4천명 늘어난 113만3천명.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36만4천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다. 실업률은 4.0%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청년(15∼29세)의 실업률은 두 자릿수로 뛰어올랐다. 청년실업률은 10.0%로 0.6%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고용 성적표를 보고 누가 이번 정부를 일자리 정부라 말하겠는가. 일자리가 없는 데 소득 증대 또한 말이 안 되니 소득 주도 성장 얘기는 접어 둬야 할 거 같다.

    일자리 없는 일자리 정부가 첫 번째 아이러니라면, 두 번째 아이러니는 '환율'이다.

    국내에 달러가 넘쳐날 정도라고 말하긴 어려워도 공급은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데다 국내 기관의 외화 조달(달러 차입)이 순조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율은 오름세다. 달러가 공급 우위면 환율은 내려야 하는 데 말이다. 아이러니일 수밖에 없다.

    달러-원 환율은 올해 1월 2일 1,061.20원을 시작으로 지난 13일 1,12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만 60원 넘게 올랐다.

    우리나라 경제는 소규모 개방경제 구조의 태생적 한계 탓에 매번 달러 부족을 이유로 위기에 내몰렸다.

    IMF 외환위기 때도 그랬고,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도 환율은 빠른 속도로 올랐다.

    그래서 정책 당국자들이나 금융권 관계자들은 환율이 오르면 무의식적으로 불안감을 느낀다. 지난 두 번의 위기와 그에 따라 겪은 국민 고통이 얼마나 컸었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IMF 외환위기를 전쟁과 같은 환란과 비교하지 않는가.

    그런데 최근 우리 금융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은 비교적 괜찮다. 이 때문에 최근 환율이 오르고는 있지만, 시장이나 당국 또한 크게 걱정하진 않는 분위기다. 그래서 두 번째 아이러니는 첫 번째처럼 부정적인 것이 아닌 긍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외화예수금은 지난해 말 현재 1천257억달러로 2008년 말 404억달러에서 3배 이상 늘었다. 금융회사들의 외화차입도 어느 때보다 잘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외화채 CDS 프리미엄은 45 아래를 형성하며 사상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악재에 영향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지만,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는 오히려 늘고 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로 달러 조달 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달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북한의 핵 위협이 더욱 경감된다면 우리 기업과 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추가로 떨어질 공산이 크다. 달러 조달 환경이 지금보다 더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

    이날 정부도 흥행 속에 10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

    고용 참사가 이어지면서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반대로 남북 화해 무드는 우리 경제·금융위기의 근원인 달러 유동성을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경제 지표와 가격 변수는 부정과 긍정의 '아~이러니'로 공존하며 국민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8년 한반도는 화해와 공존의 분위기로 가고 있다. 이는 70년간 적대하며 답조차 찾기 어려울 거 같았던 남북, 북미가 이해와 양보 속에 해법을 찾으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고용도 현재의 방식대로 안 된다면 고집부릴 필요 없이 과감히 현 정책을 포기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행복하다. (정책금융부 부장)

    s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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