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성규 기자 = 민병덕 국민은행장과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등 은행장들이 2일 일제히 신년사를 내놓으면서 '위기 관리'와 '내실 경영'을 다짐했다.

또 행장들은 유럽 재정위기의 한파를 극복하고 가계대출의 건전성 확보, 신사업 발굴도 임진년 새해 경영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금융권 신용등급 강등 등 대외 악재에도 고객의 자산을 지키고, 영업 측면에서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해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도 신년사 곳곳에 묻어 있다.

▲민병덕 국민은행장 = 민 행장은 위기관리와 성장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임직원들에게 합심으로 당면한 위기를 돌파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민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여파로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정책당국이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자본과 유동성 기준을 강화해 은행의 수익성 개선과 자산 성장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며 "직원들은 '절전지훈(折箭之訓)'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절전지훈은 한 개의 화살은 부러지기 쉽지만, 여러 개가 모이면 꺾기 어렵다는 사자성어다.

민 행장은 "기본으로 돌아가서 역량을 재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제도와 프로세스에서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업무처리가 이뤄지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스크 관리도 올해 국민은행의 경영 목표 중 하나다.

민 행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속에 국민은행은 고객의 자산을 지키기 위한 리스크 관리 역량도 한층 높여야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 행장은 올해 4대 지주회사 체제의 본격적인 출범에 따라 각 은행이 내실을 다지면서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는 진검승부의 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 서 행장은 올해 신한은행의 경영 핵심이 '미래 준비와 내실 성장, 위기 대응'이라는 3가지 전략 방향에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수익구조 안정화와 조직 효율성 제고를 통한 내실 성장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서 행장은 "올해 은행의 자산 성장과 수익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러한 때일수록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핵심 타겟 시장에서의 고객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강한 현장 구현을 위한 본부의 통합 업무지원체계 구축 및, 소통 강화 등을 통해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더욱 높여 나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서 행장은 "은행의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그룹사 간 공동 마케팅 활성화 등으로 시너지의 잠재영역을 계속 발굴하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위기 경영과 관련해 서 행장은 "경기변동에 따른 사전적 위험요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신용 포트폴리오 관리 및 위기대응 체계를 보다 진일보한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은행 내부의 위험을 관리하던 전통적인 리스크 관리 영역을 확대하고, 고객 자산 리밸런싱과 기업 재무리스크 컨설팅 등 고객 위험에 대한 능동적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 = 이 행장은 임진년 새해에는 우리은행의 강점을 되살리고 기본에 충실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 행장은 "외환 부문의 시장지배력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To The Basic(기본충실)'과 'To The Front(현장중심)', 'To The Customer(고객제일)'을 올해의 과제로 꼽았다.

이 행장은 신년사에서 "과거 외환 부문은 우리의 강점이었다"며 "전행 차원의 마케팅 집중으로 시장 지배력과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올해는 그동안 우리를 수없이 괴롭힌 건전성 문제를 원칙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며 "편중 여신 구조를 균형 있게 재편하고 외화 유동성 악화에 대비해 조달과 운용구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현장중심'에 대해 그는 "정부 및 공공기관과 연계한 사업을 더 많이 발굴하고 스마트뱅킹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며 "최근 몇년간 답보 상태인 펀드와 방카슈랑스 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의 성과나 인사, 조직, 인프라 모두를 철저히 현장중심으로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난해 '고객이 편리한 은행'을 모토로 온갖 노력을 다했다"며 "올해는 이를 정착해 내년에는 고객수 2천만명, 우량고객 20% 돌파하는 영업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준희 기업은행장 = 조 행장은 '위기를 기회로'라는 슬로건을 새해 키워드로 제시했다.

조 행장은 기업은행의 경우 IMF 외환위기나 카드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 늘 어려울 때, 그리고 남들이 위기라고 외면할 때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고 고객님의 더 큰 신뢰를 얻었다고 강조하면서 "거대한 변화와 어려움의 시기에 당당히 맞서 대처해 나간다면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행장은 "단순히 일등의 모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어 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기업은행이)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행장은 "올해는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은행업의 본질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우리의 사업 전반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며 위험 요소를 계속 파악해 가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그는 "실용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업무를 추진하고 건전성 관리에도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반세기에 걸쳐 축적된 리스크관리 노하우와 철저한 현장경영을 통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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