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보험사들의 해외채권 투자 열풍이 올해 들어 사그라지고 있다.

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25개 생명보험사의 올해 1분기 말 외화유가증권 투자 규모는 78조2천41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0.84%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증가율인 10.4%와 비교된다.

생보사들은 저금리 장기화 속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운용수익률을 거두기 위해 해외채권 투자 규모를 급속하게 늘렸다. 작년 말 외화유가증권 규모는 77조5천901억원으로 2015년 말(47조8천598억원)보다 62.12% 급증했다.

그러나 해외채권 투자 분위기는 올해 들어서 바뀌었다. 지난해 말부터 외환(FX)스와프 포인트가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하면서 해외채권 환 헤지 비용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보험사들이 해외채권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보험사는 주로 해외채권에 투자하는데 그동안 해외채권의 금리 커브가 스팁한 상황에서 장기 채권의 매력이 컸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정상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FX스와프 포인트 프리미엄이 떨어지다 보니 해외채권의 매력도 줄어든 것이다.

예컨대 1년 기준 환 헤지를 걸면 FX스와프 포인트가 마이너스(-) 70bp가량인 상황인데 미국 국채 30년물에 투자하면 2.8%대의 금리여서 국고채 2.1% 후반대인 국고채 10년물보다 낮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이달부터 지급여력(RBC)제도 개선에 따라 1년 미만으로 환 헤지를 하더라도 외화자산 듀레이션을 인정받게 됐지만, 보험사들의 해외채권 투자가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경기지표 호조 등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 국고채 금리가 더 올라가게 되면 보험사들의 해외채권 투자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질 수도 있다"며 "국고채 10년 기준으로 한·미 금리 역전이 최근에 다시 정상화 됐는데 미 국채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그만큼 국내 채권의 매력도가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말 기준 외화유가증권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화생명으로 17조4천278억원이며 교보생명 12조5천272억원, NH농협생명 12조1천730억원, 삼성생명 9조8천638억원, 동양생명 4조4천49억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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