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올 상반기 주요 시중은행들이 역대 최고 실적을 내는 축포를 터뜨렸지만, 일부 은행은 부당노동행위를 둘러싸고 노조와 갈등을 빚으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근로자 권리 찾기'를 명분으로 노조가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는 양상이 잇따르면서 은행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조 KB국민은행 지부는 사측이 개인형 퇴직연금(IRP) 실적 을 압박하고, 노조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면서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작년 12월 치뤄진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사측이 경쟁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인사 본부장과 지점장들을 동원해 선거운동에 개입했다"면서 "이는 노조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주장했다.

국민은행은 박씨가 선거 과정에서 선거 규칙을 위배했고, 선관위는 징계심의를 열어 경고 3회와 주의 3회의 징계를 내리면서 당선 무효 통지했다.

박 씨는 법원의 당선 무효 결정취소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재선거에 다시 나섰고, 결국 당선됐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 노조는 IRP 사전예약을 시행하면서 사측이 실적을 할당하는 등의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은행 차원에서 프로모션을 하거나 개인별로 실적을 할당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노조도 지난 13일 은행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을 해 달라는 청원서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제출했다.

노조는 작년 9월 옛 외환은행과 옛 하나은행 노조의 통합 여부를 결정하는 선거 과정에서 사측이 투표에 개입한 의혹이 있으며, 현 노조 간부 발령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에는 외환은행 출신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가정의 날 등 보로금 약 100억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경영진을 지난 5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KEB하나은행은 노조와의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하고, 이달 초 보로금을 지급하고 노조 전임자를 발령냈다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들어 노조들이 잇따라 특별 근로감독을 요청하고 있다"며 "무조건 노조의 손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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