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KB금융그룹에 편입되면서 LIG 간판을 뗀 KB손해보험은 장기적이고 본질적인 자산운용에 대해 고민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운용자산이익률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지급여력(RBC)제도 강화 등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김상헌 KB손해보험 자산운용부문장(상무)은 1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는 "전략적 자산배분 체계 고도화와 전사 리스크 선호도를 고려한 운용수익률 제고 및 이익률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KB손보는 자산 포트폴리오의 체력을 키우기 위해 장기채권에 우선 투자자금을 배정하고 대체투자로 수익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특히 대체투자는 추가적인 전문지식이 필요한 만큼 KB그룹 내 기업투자금융(CIB)위원회를 통한 협업과 외부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위험관리 측면에서도 은행 등 주요계열사의 여신심사 노하우를 활용해 자산 건전성을 확보하고 위험대비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상무는 "자산부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금리 민감도를 관리하기 위해 실질 기준에서 자산 듀레이션 확대를 전략적 자산 배분에 반영해 주요 전략으로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채권평가액의 축소 부담이 있는 만큼 만기보유증권을 활용해 장기채권 비중을 확대하고 국가별 채권금리의 절대 수준과 환 헤지 이후의 원화 수익률 비교분석을 통해 해외채권 및 대체자산 투자를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B손보는 주요 선진국 해외 빌딩 선순위 대출 투자와 미국의 우량등급 회사채 투자는 물론 2016년부터 진행 중인 나티시스와의 전략적 공동투자를 포함해 인프라·항공분야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나티시스는 프랑스 2대 은행그룹인 방크포퓰레어케스데파르뉴(BPCE)의 핵심 계열사로 인프라와 항공 금융 분야에 강점이 있다.

KB손보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브룩필드가 조성한 2조 원 규모의 블라인드 부동산펀드에도 300억 원을 약정했다. 운용 기간이 12년에 달하고 연 7~8%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활발한 해외 투자로 KB손보의 올해 1분기 외화증권 규모는 4조73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6% 증가했고 비중도 16.2%에서 17.5%로 확대됐다. 특히 외화증권 수익률은 4.04%에 달해 유가증권 전체 수익률 3.38%보다 높았다.

김 상무는 "국내 자본시장은 장기우량채권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자산부채종합관리(ALM)와 분산투자 수행을 위해 해외채권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원화 환산수익률과 수익의 안정성 등을 고려해 해외채권 비중을 조정하고 KB그룹의 하우스 뷰를 중심으로 리서치 역량을 적극 활용한다면 모범적인 해외채권 투자 사례를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KB손보는 KB그룹에 편입된 이후 경영연구소와 계열사 CIO 모임 등을 통해 글로벌 매크로 환경, 시장금리 등 각종 리스크를 전망할 수 있는 하우스 뷰 공유체계를 가지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적 자산 배분수립과 시장대응에 활용하고 있다.

올 하반기 금융시장에 대해 김 상무는 "한국은행의 하반기 전망에서 언급된 잠재성장률 2.8~2.9%의 의미는 국내 경제의 저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며 구조개혁이 없이는 한계를 극복하기 힘들다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보험사 자산운용관점에서 하반기의 금융시장 변화가 추세변화로 연결될 수 있을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국내 채권시장의 장기금리 상승은 제한되고 있고 장단기 금리 차가 좁은 현 상황이 극복 가능한지에 대해 리서치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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