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엔씨소프트에서 북미·유럽 게임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 엔씨웨스트홀딩스(이하 엔씨웨스트)가 올해 상반기 수백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작 출시 효과가 사라지면서 전체적인 매출이 감소한 데다 모바일 게임 개발을 위한 투자 확대로 적자 규모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엔씨소프트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엔씨웨스트는 올해 상반기 30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3% 줄었다.

엔씨웨스트는 엔씨소프트가 지난 2012년 북미ㆍ유럽 조직을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하기 위해 설립한 곳으로, 엔씨인터랙티브, 아레나넷, 카바인 스튜디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엔씨웨스트는 지난해에도 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3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사상 최대 손실(222억원)을 봤던 2015년의 적자 규모도 이미 뛰어넘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 줄어든 6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엔씨웨스트의 적자 확대가 연결 실적에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영업 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영업활동 현금흐름 역시 점점 나빠지는 추세다. 엔씨웨스트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28억원이다.

실적 부진의 1차적인 원인으로는 올해 들어 북미시장에서 눈길을 끌 만한 신작이 없었던 점이 꼽힌다.

엔씨웨스트는 최근 몇 년간 '길드워2', '와일드스타', '블레이드&소울' 등을 줄줄이 출시하며 북미·유럽 등 서구권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 게임들의 신작 출시 효과가 소멸하자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는 모양새다.

아울러 모바일 게임 개발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하반기 안에 모바일 게임 '아이온 레기온즈'를 북미·유럽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현지에 설립한 아이언 타이거 스튜디오가 이 게임의 개발을 맡고 있다.

'아이온 레기온즈'는 지난 6월 출시된 PC 온라인 게임 'MXM(마스터엑스마스터)'과 함께 엔씨웨스트의 실적 반등을 이끌 기대작이다.

이 밖에 다음 달 출시 예정인 '길드워2'의 두 번째 확장팩 '패스오브파이어'와 '블레이드&소울'의 콘솔 버전도 북미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이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과거에는 해외에서의 성과가 좋았으나 최근 부진한 부분도 있다"며 "해외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인수하는 등의 노력으로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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