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국내 보험사들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는 가운데 진입장벽이 높은 태국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는 태국 보험시장에 국내 보험사로는 삼성생명만 진출한 상태에서 흑자전환에도 성공했기 때문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태국법인 타이삼성은 올해 2분기 3억4천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수입보험료는 622억 원으로, 출범 후 처음으로 연간 수입보험료가 1천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시장 진출 20년 만에 영업 호조와 보유계약 성장을 바탕으로 흑자를 이어갈 수 있는 손익구조를 마련한 것이다.

태국 생명보험시장은 수입보험료 기준 최근 5년간 평균 12% 증가했으며 향후 10년간 평균 8% 증가가 예상된다. 외국계 회사에 대한 우호적 사업환경으로 지난해 총 14개 외국계 보험사의 시장 점유율은 72%에 달했다.

그러나 한국 금융사가 태국시장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다.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지만, 태국 정부의 앙금이 발목을 잡고 있다.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IMF 당시 태국 정부는 한국 은행들의 잔류를 요청했지만, 모두 철수했다. 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태국 정부는 한국 금융사의 진출을 거의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태국에서 활동하는 국내 금융사는 삼성생명과 KDB산업은행, KTB투자증권 세 곳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1997년 태국에 합작법은 형태로 진출해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도 버티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2014년 원점에서부터 태국시장 분석을 다시 하고 영업기반을 재구축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합작사인 타이삼성의 삼성생명 지분율을 올려 독자경영을 강화하면서 빠른 의사결정과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태국보다는 베트남에 국내 보험사들이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래에셋생명이 베트남의 프랑스계 생보사인 프레보아베트남 지분 50%를 확보했고 삼성화재는 현지 손해보험사인 페트롤리멕스보험(PJICO) 지분 20%를 인수했다.

동부화재도 2015년에 베트남 손보사 PTI의 지분 37.32%를 인수해 1대 주주에 올랐으며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베트남시장 진출 7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태국 정부가 한국 금융사에 대해 높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며 "삼성생명이 안착한 시장에 국내 후발주자들이 뛰어들기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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