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당분간 한국의 신용등급에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킴엥 탄 S&P 아태지역 정부 신용평가 팀장(상무)은 14일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의 도발에도 전쟁이 발발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단기적으로 'AA'인 신용등급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리스크가 없었다면 한국의 신용등급은 현재보다 더 높았을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평화를 추구하겠다고 믿음직한 약속을 할 경우엔 한국의 등급이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탄 상무는 언급했다.

이어 그는 "북한 주도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나 연루된 국가 중 실제로 전쟁을 원하는 국가는 없다"며 "남한과의 전쟁을 위해선 장거리 미사일이 필요 없는데도 이를 개발하는 것은 미국을 압박해 정상적인 국가로 대접받으려는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정상 국가로 인정을 받은 뒤 교역을 정상화하고 투자를 유치해 경제를 살리는 것이 북한의 노림수라고 탄 상무는 평가했다.

그는 "만약 남북 전쟁이 발생하면 경제적인 충격이 크고 서울의 인프라가 입을 피해도 상당할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이 전쟁을 벌일 경우 국지전으로 끝나면 괜찮겠지만 범위가 확대되면 여파가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탄 상무는 "현재와 같이 긴장이 고조된 상태가 장기화하면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재정 및 통화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 한국은행이 금리 변동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란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날 앞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 개발을 완료해도 한국의 신용등급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 한국은행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탄 상무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가계 부채 급증과 고령화, 청년 실업, 소득 양극화 등이 한국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등급에 영향을 주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고령화로 생산인구가 줄고 수요가 감소하면 부동산 임대료가 떨어지면서 주택 가치가 낮아지고 결국 가계의 재정 상태가 약화하겠지만 상황이 악화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그는 관측했다.

탄 상무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올해 3%를 소폭 밑돌고 내년에 3%를 웃돌 것"이라며 "최저 임금 인상과 복지 재정 투입,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와 관련한 중국과의 마찰 등이 한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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