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하락을 겪고 있는 KDB생명이 후순위채 신용등급 하락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작년 말 기준 별도 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이 2,897%라고 정정하며 국내 신용평가사의 후순위채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한국기업평가를 시작으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KDB생명이 2013년과 2014년에 발행한 1천억 원(2회)과 400억 원(3회)의 후순위채에 대한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부채비율을 3,000% 이하로 유지하지 못한 것을 이유로 들었다.

기한이익상실은 돈을 빌려준 투자자들이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커질 경우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한기평은 KDB생명의 후순위채 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하면서 등급하락 가능성도 커진 것이다.

특히 올해 6월에는 이들 신용평가사가 KDB생명의 무보증 후순위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다.

KDB생명의 상반기 RBC비율은 128%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돌고 당기순손실 규모도 324억 원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평사들이 후순위채에 대해 기한상실 사유가 발생했다고 지적을 하자 KDB생명은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부채비율 적용이 연간 결산 기준인데 사채관리회사인 키움증권이 6월 말 KDB생명의 부채비율이 3,178%라는 점을 들어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했기 때문이다.

KDB생명의 한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 과정을 거쳐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을 하면 충분히 연말까지 개선할 수 있어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는데 신평사에서 잘못된 문제점을 제기하자 내부에서는 대응방안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는 KDB생명이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했다.

KDB생명은 올해 초부터 임원 수 및 사무실 축소, 농구단 운영 포기, 신규채용 및 계약직 계약 연장 중단, 비용 효율을 위한 점포 통폐합, 임원과 관리자 재신임, 직원의 배치전환 등을 실시했고 200여 명에 육박하는 희망퇴직도 진행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상황 변화를 설명하는 등 소통을 했다면 신평사들이 이러한 리포트를 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구조조정 등 인력이 줄어들면서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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