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차기 KB국민은행장에 1960년대생 허인 영업그룹 부행장이 내정되면서 세대교체에 따른 KB금융 경영진 인사 폭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KB증권 등 주요 계열사 대표 임기 만료와 맞물리면서 다음 달 임원 인사에서 계열사 사장과 국민은행 부행장급이 대부분 교체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13개 계열사 대표들과 지주 임원·은행 임원들은 다음 달 20일 주주총회에 앞서 윤종규 회장과 허인 행장에게 재신임을 물을 예정이다.

윤 회장과 허 행장은 이날 주총 직후부터 각각 3년과 2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윤 회장은 다음 달 중으로 임기가 끝나는 김옥찬 사장을 비롯한 지주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할 계획이다.

행장 분리 등 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조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둘러 인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허 내정자는 1961년생으로 신한·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대 은행장 중 첫 60년대생 행장이다. 이들 중 가장 젊은 1959년생 김도진 기업은행장보다도 두 살 아래이며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장보다도 젊다.

국내 은행권에서 60년대생 행장은 손교덕 경남은행장(1960년), 빈대인 부산은행장(1960년)이 있다. 4대 금융지주에서는 김병호 전 하나은행장(1961년)에 이어 두 번째다.

현재 국민은행 부행장 중에서도 가장 나이가 어린 허 부행장이 행장이 오르면서 부행장급 이상은 대거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부행장 8명 중 박정림 자산관리(WM)그룹 부행장(1963년)을 제외한 7명이 허 내정자보다 나이가 많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같은 직급에서도 상대적으로 젊은 후배가 행장에 오르다 보니 직을 유지하면서 일하기 상당히 불편해졌다"며 "허 행장 발탁이 세대교체라는 상징성을 가지는 만큼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수순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허 내정자에게 부행장 등 은행 임원 인사에 대한 전권을 넘겨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일부는 계열사 사장 등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계열사 13곳 가운데 9곳 계열사 대표 임기가 연말 만료됨에 따라 지주 전반에 걸친 세대교체로 그 폭도 확대될 전망이다.

김옥찬 사장은 다음 달 20일 임기가 끝난다. KB금융 사장직이 계속 유지된다면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허정수 부행장, 이동철 전무 등 60년대생으로의 교체가 유력하다.

작년 출범하면서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한 KB증권의 윤경은·전병조 사장을 비롯해 윤웅원 국민카드 사장,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신용길 KB생명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들의 임기가 모두 12월 말에 끝난다.

윤 회장이 첫 임기 3년 동안 조직 안정에 초점을 둬 대부분의 계열사 사장을 유임시켰던 것과 달리 집권 2기 체제에서는 과감한 경영진 교체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등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젊은 인물을 대거 등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감한 세대교체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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