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올해 연말까지 부채 듀레이션을 25년까지 늘려야 하는 보험사들이 국고채 20년물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24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보험사와 연기금은 이달 들어 국고채 20년물을 2천592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매도세를 보였던 연기금을 제외하면 보험사는 추석 연휴를 제외한 10일간 국고채 20년물을 약 5천억 원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을 앞두고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보험사들이 20년 이상의 초장기물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2021년 IFRS17 시행을 앞두고 지급여력(RBC)비율 산출 시 적용하는 보험 계약의 만기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보험부채의 듀레이션을 기존 20년에서 올해 말까지 25년, 내년 말에는 30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처럼 부채 듀레이션이 확대되면서 보험사들은 자산 듀레이션과의 격차를 줄일 필요성도 높아졌다. IFRS17가 시행되면 자산과 부채 간 만기의 불일치가 커질수록 지급불능 위험이 커져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자산 듀레이션 확대를 위해 20년 이상의 장기물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한국물보다 더 낮은 상황에서 환 헤지 비용도 증가하는 만큼 국고채 20년물에 대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30년물 이상은 미국 금리가 여전히 높아 초장기물을 중심으로 보험사의 해외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지난 9월 기획재정부가 올해 국고채 50년물을 추가로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도 보험사의 수요 이동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기재부가 수요조사를 했지만, 미국의 금리 상승 기조와 맞물려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 수요가 위축됐다.

특히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지만,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만큼 채권시장은 연내 인상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 부담감이 있다 보니 30년물보다는 20년물에 대한 수요가 큰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까지 보험부채 듀레이션을 25년까지 늘려야 하는 만큼 자산 듀레이션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보험사가 장기물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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