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30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특혜대출 및 이상화 전 하나은행 본부장의 특혜 승진과 관련한 내부 압력은 없었다"고 밝혔다.

함 행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순실과 관련된 청와대 인사 청탁 의혹과 관련한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순실이 도피 중 독일에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진 이상화 프랑크푸르트 전 법인장의 승진을 위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조직개편을 지시하는 등 인사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함 행장은 "유럽 통합법인에 대한 내부적인 검토는 이미 진행 중이었으며 구 외환은행이 가지고 있었던 해외 조직을 정비해 해외 부분을 개편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이상화 본부장 승진을 위해 김정태 회장으로부터 어떠한 지시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개편도 오래전부터 검토된 사안이며 상관관계로 보면 의혹이 있을 수 있지만, 양심을 걸고 어떤 지시도 없이 행장 본인의 판단 때문에 결정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전 법인장을 징계하지 않고 면직 처리한 것과 관련, 함 행장은 "본인이 책임을 통감하고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적극 표현했다"며 "징계는 감사를 통한 근거가 반드시 없어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만으로도 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KEB하나은행이 최순실 관련 업체의 줄기세포 화장품을 직원들에게 선물한 것에 대해 수의계약 의혹을 제기했다.

심 의원은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수십억 원 어치의 줄기세포 화장품을 구입, 직원들에게 선물했다"며 "10억 원 이상 물품을 구입할 경우 공개입찰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 없이 수의로 계약한 것은 특정 업체를 염두해 둔 게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금감원에서는 이 사실을 조사해 놓고도 경영 유의 조치만 하고 끝났다"며 "최순실 관련 업체의 수의계약 특혜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 행장은 "당시 하나·외환은행 IT 통합을 진행하느라 고생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화장품뿐 아니라 홍삼 등 다양한 물품을 전달하고자 했다"며 "실무 검토를 통해 본인이 화장품을 구입을 지시했고 그 어떤 압력을 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박근혜 정부 창조경제 1호 기업인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특혜 대출 의혹도 쏟아졌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2015년 11월 아이카이스트에 7억 원을 대출해 준 것을 시작으로 1년 동안 21억9천300만 원을 빌려줬다.

당시 KEB하나은행은 대출 추천 의견서에 부채비율이 80%로 재무 안정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했지만 불과 2년 전까지 아이카이스트의 부채 비율은 647%에 달했다.

이는 대출 받기 전해에 회사가 보유한 비외감법인 주식을 관계사에 배 가까이 비싸게 팔아 큰 이익을 봤기 때문이라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김 의원은 KEB하나은행의 대출이 관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함 행장은 "결과만 놓고 보면 특혜대출 의혹이 있을 수 있지만, 당시 아이카이스트는 기술력이 매우 우수하고 성장성 뛰어나다고 해서 은행원이라면 거래를 하고 싶어하는 업체였던 걸로 알고 있다"며 "아이카이스트는 구 외환은행에서 대출이 나갔기 때문에 통합 이전 상황은 자세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대출 관련해 그 어떠한 압력이나 요구가 있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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