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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임원 잘못 저질러도 징계는 항상 '솜방망이'…왜
    이현정 기자  |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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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11.10  09: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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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시중은행 임원들이 인사청탁·채용비리·금품수수 등 각종 비위행위를 저질러도 자체 징계규정이 아예 없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등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조직·문화 혁신 방안 발표를 통해 임원에 대한 별도 징계기준을 마련한 만큼 시중은행도 이에 준하는 임원 징계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우리은행은 임원에 대한 별도의 징계규정이 없다. 비위 행위가 적발되더라도 내부 징계 대상이 아니므로 조치를 취할 수 없다.

    비위 임원에 대한 자체 규정이 없다 보니 금융감독당국에서 구체적인 조치 사항이 내려오지 않는 한 별도의 징계 없이 사표 수리 정도가 전부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7일 채용비리에 연루된 남기명 국내 부문 부문장과 이대진 검사실 상무, 권모 영업본부장 등 관련자 3명을 직위 해제했다.

    검찰 수사 결과 등에서 명확한 비리 증거가 입증되지 않으면 이들은 다시 복귀한다. 최종적으로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법적 처벌만 있을 뿐 우리은행 내부적으로 별도의 징계를 받지 않는다. 해임되더라도 거액의 퇴직금과 성과급 등을 챙겨 나갈 수 있다.

    우리은행은 내달 인사 혁신 방안 발표에서 비위가 적발된 임원에 대한 징계규정을 새로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 징계규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 내용이 허술하거나 실제 징계가 내려지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KEB하나은행은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의거한 인사 관련 내규에 '징계면직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임기 중이라도 해임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임원이 잘못을 저질러도 사표만 수리되면 해결되는 구조는 마찬가지다.

    실제로 KEB하나은행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인사청탁으로 임원이 됐다는 의혹을 받는 이상화 글로벌영업2본부장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이 본부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이 본부장이 은행의 심각한 이미지 실추를 가져오는 등 징계 사유가 충분했으나 징계위원회가 열리지 않음에 따라 퇴직금 등도 모두 수령해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징계위원회 등에서 비위 수준에 따라 감봉·정직·면직·성과급 환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징계가 이뤄진 경우는 극히 드물다.

    KB금융은 비윤리적 행위, 손실 발생, 법률 위반의 경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거나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음에도 2013년 경영정보 유출로 경징계를 받은 어윤대 전 회장에게 10억 원이 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또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내분으로 KB사태를 일으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에게도 성과급 일부를 지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금감원은 채용비리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김수일 부원장에 별도 징계 없이 사표를 수리한 것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9일 조직 쇄신안 발표를 통해 별도의 임원 징계안을 마련했다.

    임원의 비위 사실이 확인되면 업무에서 즉시 배제하고 기본급 감액 수준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된다. 또 임원이 사표를 제출해 퇴직할 경우 퇴직금을 50% 삭감하고, 나머지 절반도 무죄가 확정될 경우에만 지급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고도 은행 내부에선 아무런 책임 없이 옷만 벗으면 되다 보니 임원은 먹튀 한다는 느낌이 강하다"며 "시중은행들도 금감원에 준하는 임원 징계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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