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앞두고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채권 등을 꾸준히 담아 외화유가증권 투자 규모가 90조 원을 돌파했다.

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국내 25개 생명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규모는 90조1천529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16.2% 증가했다.

이는 회사채(45조2천581억 원)와 주식(40조6천810억 원)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한화생명이 20조7천616억 원으로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으며 교보생명 14조4천536억 원, NH농협생명 13조864억 원, 삼성생명 12조3천335억 원 순이었다.

한화생명의 외화유가증권 비중은 34.23%로 2년 전보다 약 17%포인트 상승했고 농협생명도 25.48%로 14%포인트가량 확대됐다.

이처럼 국내 생보사들이 해외채권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격차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시행되면 자산과 부채 간 만기의 불일치가 커질수록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떨어진다.

이에 금융당국은 IFRS17 도입 연착륙을 위해 지급여력(RBC)비율 산출 시 적용하는 보험 계약의 만기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보험부채의 듀레이션을 기존 20년에서 올해 말까지 25년, 내년 말에는 30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한, 1년 미만으로 환 헤지를 하더라도 외화자산 듀레이션을 인정받게 된 부분도 보험사의 해외채권 투자에 힘을 보탰다.

실제로 올해 9월 말 보험사의 해외채권 투자 규모는 548억5천만 달러로 6월 말보다 29억4천만 달러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부채 듀레이션을 내년 말까지는 30년으로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초장기물을 중심으로 해외채권을 꾸준히 담고 있다"며 "환 헤지 비용 증가 등의 부담은 있지만, 이러한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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