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은퇴 후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가구당 최고 177만 원이 필요하지만 10명 중 7명은 최소생활비 수준의 노후 자금도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74세 성인 2천 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해 작성한 'KB골든라이프 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응답자들은 노후에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수준의 최소생활비는 가구당 월평균 177만 원, 여유 있는 적정생활비로는 평균 251만 원이 필요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300만 원 미만인 경우 최소생활비 기대 수준은 149만 원으로 평균보다 낮았으나, 월평균 가구소득 830만 원 이상(연소득 1억 원 이상) 가구는 평균보다 43만 원 많은 214만 원이 최소생활비로 필요하다 답변했다.

그러나 이 같이 최소생활비를 준비했다고 답변한 이는 전체의 27%에 그쳤다.

특히 50대 이상에서도 최소생활비를 마련한 경우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본격 은퇴 개시 시점인 60대 이후에도 20% 가량이 경제적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월평균 소득이 300만 원 미만 가구의 경우 경제적 여력 부족으로 노후 준비를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월평균 830만 원 이상인 가구는 노후 재무설계에 대한 정보 부족과 전문가 조언 확보 부족을 상대적으로 어렵게 생각했다.

응답자들의 희망 은퇴 연령은 65세였다. 그러나 대부분이 노후생활비 준비 부족으로 추가로 일하면서 실제로 완전히 은퇴하는 경우는 75세 정도로 분석됐다.

반퇴를 경험한 경우도 전체 가구의 19.0%나 됐다.

반퇴는 장기간 종사하던 직장이나 직업에서 퇴직한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거나 새로운 일자리로 옮긴 상태를 말하는데, 55세 전후에 반퇴를 경험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평균 2년 정도의 기간을 거쳐 절반 이상이 동종업 종군으로 직업을 전환했다. 반퇴 시기에 경제적 문제, 정보 부재, 허탈감 등 겪는 어려움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건강과 돈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행복한 노후를 위한 첫 번째 요소는 건강(35.1%)이었고,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돈(30.4%)이었다.

은퇴 후 가장 후회하는 것으로는 절반 이상이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더 저축하지 못한 것(56.0%)'이었다.

한편, 한국 가계의 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천916조 원으로 이 중 15% 이상인 457조 원이 노후 대비용 금융자산으로 추정됐다.

조사 대상의 18.1%는 상속받은 경험이 있으며 상속받을 당시 평균 나이는 41.5세였다.

상속받은 자산규모는 평균 1억6천만 원이었으며 부동산을 물려받은 경우가 전체의 66.9%로 가장 많았다. 예·적금이나 사망보험금, 주식 등 금융자산을 받은 경우는 33.1%, 부채자산을 물려받은 경우는 5.5%였다.

hj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