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KB금융지주 노동조합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하기로 했다.

KB금융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은 권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과 대표이사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제외하는 정관병경안 등 담은 주주제안 발의서를 주주들에게 제안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권 교수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으로 활동한 노동경제학 분야 권위자다.

KB노조는 22일부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 발의서를 일반주주와 우리사주 조합원들에게 발송하고 위임장을 확보해 다음달 7일 KB금융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금융회사는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0.1%의 주식만 보유하면 주주제안권을 통해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다.

KB금융 노조는 지난해 11월 임시주총에서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상정했으나 주총 의결 요건인 의결권주식 수 25% 이상, 참석주주 50%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하고 부결됐다.

KB노조는 지난 11월에는 대표이사의 이사회 내 모든 소위원회 배제를 요구했지만, 이번에는 주총 통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그 범위를 사추위로 좁혔다.

류제강 KB노조 부위원장은 "지난 15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혁신 추진방향에도 사외이사 추천 과정의 대표이사 영향력 배제 내용이 담겨있다"며 고 말했다.

노조는 또 이번 정관변경을 통해 공직 또는 정당 활동한 기간이 총 2년 이상 된 인물을 퇴직 후 3년 동안 이사로 선임할 수 없다는 내용을 신설할 계획이다. 사외이사로 낙하산 인사가 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11월보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 후보가 선임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있다.

단일주주로서 KB금융 최대주주인 국민연임이 앞선 주총에서도 노조 측 제안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으며, 최근 밝혀진 KB금융의 사외이사 평가결과 허위보고 건도 노조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KB금융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절차는 포장만 요란할 뿐 실제로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사외이사 예비후보 풀(롱리스트)과 인선자문위원 선정이 불투명한 점, 그리고 회장이 직접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참가하는 등 모든 과정에서 사실상 대표이사 회장의 손바닥 위에 있다는 점에서 지난 회장 후보 선임과정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이사회는 법률적 검토 등을 거쳐 주총 안건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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