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재무건전성 고비를 넘긴 KDB생명이 연내 매각작업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다음 달 만기인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펀드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 펀드의 만기를 내년 2월까지 1년 연장했다.

KDB생명은 현재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5%)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24.70%)가 대부분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산업은행은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6천5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만들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당초 펀드의 만기는 2015년 2월이었지만, 2014년 두 차례 매각에 실패하면서 2017년 2월까지 기한을 늘렸고 1년 더 연장한 바 있다.

2016년에는 세 번째 매각에 도전했지만, 본입찰에 중국계 자본 한 곳만 참여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보통 펀드 만기를 년 단위로 연장하는데 펀드 출자자(LP) 입장에서 최소 단위로 연장하는 게 만기 시점마다 목소리를 낼 기회를 가진다"며 "KDB생명의 경우 1년만 더 연장되면서 재무건전성 개선을 마무리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KDB생명은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악화에 시달렸다.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531억 원에 달했고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116.18%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돌았다.

이에 KDB생명은 230여 명에 달하는 희망퇴직과 점포 통폐합 등 구조조정 작업을 벌였으며 산업은행을 통해 3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 지었다.

올 상반기에는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해 RBC비율을 200%까지 올릴 계획이다.

또한, 산업은행은 정재욱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를 KDB생명의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해 매각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 업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KDB생명의 매각가격도 비싸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은행이 6천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꾸려 KDB생명을 인수한 뒤 이번 유상증자까지 포함하면 투자원금은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NG생명과 MG손해보험 등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들이 있는 상황에서 세 차례나 매각이 불발된 KDB생명에 대한 매력이 클지는 의문"이라며 "매각가격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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