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가진 국내 부자들은 월평균 1천만 원 이상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부동산규제 강화에도 주택·아파트 등 부동산 투자 비중을 늘렸다.

31일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18 코리안 웰스 리포트(Korean Wealth Report)'에 따르면 국내 부자들은 한 달에 일반 가계(336만 원)의 3배가 넘는 1천59만 원을 썼다.

부자들의 지출규모는 전년 대비 9.2% 증가한 반면 일반가계는 1.7% 감소, 긍정적인 경기 전망이 부자들의 소비는 늘렸으나 서민들은 노후불안과 일자리 등의 이유로 여전히 절약을 최선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여전히 강남 3구 부자들의 월평균 지출규모가 1천14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강남 이외의 서울 지역 975만 원, 수도권 946만 원, 지방 1천84만 원이었다.

연령별로는 40대 월평균 지출규모가 868만 원, 50대 1천3만 원, 60대 1천174만 원, 70대 이상이 1천80만 원으로 60대 부자들의 지출규모가 가장 높았다.

지난 3년 동안 40대 이하 젊은 부자들은 지출을 줄이고 있지만 60대와 70대 이상 부자들은 여가활동 비용 등으로 소비가 늘어난 모습이다.

자산가들은 올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5년간 국내 부동산경기 전망에 대한 질문에 부자들의 22%는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응답 비율(7%)에 비해 15%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부동산경기와 직결되는 실물경기에 대한 전망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는 33%로 전년 10%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 전반적으로 부자들의 경기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으로 전환됐다.

이들은 부동산규제 강화에도 여전히 부동산 자산을 선호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기존 보유 중인 주택 중 일부 또는 전체를 매각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4.7%에 불과했다. 향후 2~3년 이내에 현재 보유 중인 투자용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답도 58.6%로 매각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대비 약 3배 높아 부동산 정책이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부동산 투자 계획이 있는 부자들은 상가·건물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가 47.6%로 가장 높았으나 전년 대비로는 그 비중이 약 9%포인트 감소한 반면, 투자용 주택 및 아파트 등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16.7%로 전년 대비 5%포인트 증가했다.

부자들은 작년 평균 6.61%의 금융자산 수익을 달성했다.

이들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달러 강세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 환차익을 기대한 외화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한편 국내 부자들은 자녀 등에게 현 재산의 42.4%를 상속·증여할 계획이며 44.1%는 노후자금으로 활용, 나머지는 기부 등을 포함한 기타 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 등에게 사전증여를 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부자는 58.9%였다. 사전증여 의향이 없는 이유로 '본인의 금전적 문제'를 꼽은 비중이 16.8%나 됐다.

100세 시대에 걸맞은 생활패턴을 유지하기 위해 부자들도 불안감 속에서 여전히 노후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해석했다.

부자들은 개인연금을 활용한 노후 준비에도 적극적이었다. 개인연금을 보유한 부자들은 약 76.7%였으며, 연금수령을 개시한 부자들의 77.1%는 연금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었다. 수령한 연금을 다른 금융상품으로 전환해 재투자한 부자는 66.9%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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