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7일 KEB하나은행을 압수 수색을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정영학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사에 16명의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업무방해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함영주 행장실과 인사부 사무실, 하나은행 서버 등을 수색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집무실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신입사원 채용 등 인사 자료를 토대로 경영진이 채용 과정에 부당 개입했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은 금감원의 은행권 채용비리 현장 점검 결과 전체 22건 중 가장 많은 13건의 비리 정황이 발견됐다.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6건, 특정 대학 출신 합격을 위한 면접점수 조작 7건 등이다.

KEB하나은행은 VIP 리스트를 작성·관리하며 지난 2016년 신규채용 당시 명문대 출신 지원자 7명을 불합격 대상에서 빼내 합격처리 하기 위해 임원 면접점수를 임의로 올렸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등 특정대학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올리고 한양대 분교, 카톨릭대, 동국대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내리는 방식이었다.

또 사외이사 관련자는 필기전형, 1차 면접에서 최하위 수준임에도 전형 공고에 없는 글로벌 우대로 전형을 통과했고 임원 면접점수도 3.8점에서 3.9점으로 마음대로 조정해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 측은 채용비리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점수 조작 이슈는 확인 결과 선발사정 이후 실무담당자가 정렬 기능의 편의성을 위해 의미 없는 점수를 추가 기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시 최장 선발 인원이 130~150명 사이가 된 것으로 예상해 미리 총원별 선발 인원을 정렬하려는 시도였다"고 설명했다.

하나카드 경영진과 관련한 지원자의 점수를 임의로 조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점 대학과 관련한 정당한 선발이었다며, 결국 지원자가 입사를 포기해 특혜채용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일 채용비리 의혹을 받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집무실을 압수 수색을 한 바 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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