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BMW가 잇단 화재사고로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수입차시장 전반에 디젤모델의 판매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BMW 판매 감소분은 대대적인 할인과 프로모션을 앞세운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이 채우면서 수입차업계 순위 또한 재편될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8천559대였던 수입차 디젤 모델 신규 등록대수는 올해 8월 7천984대를 기록하며 6.7% 감소세를 보였다. 전월과 비교하면 17.1%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달 디젤모델이 전체 차량 가운데 차지한 비율도 41.6%를 나타내며 전년 동월 대비 7.2%포인트 감소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으로 봐도 디젤 차량의 점유율은 45.8%로 떨어졌다. 지난해 49.3%에 비해 3.5%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가솔린 모델은 지난달 9천425대로 전년 동월보다 판매가 37.9% 성장하면서 디젤모델의 빈자리를 채웠다. 올해 1~8월 누적으로 가솔린 모델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4%나 늘었다.

수입차 판매의 다수를 차지하던 디젤모델 인기가 줄면서 수입차 전체 판매도 약세를 띠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2만6천402대였던 수입차 전체 등록대수는 이달 1만9천205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디젤모델의 판매 감소세에는 최근 BMW 디젤모델을 중심으로 연이어 벌어지고 있는 화재사고가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BMW 520d는 지난 5월 1천239대, 6월 963대 등으로 수입차 가운데 최다 판매를 기록했고, 현재까지 연간 누적 판매로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베스트셀링 모델이지만 이번 화재사고의 장본인으로 지목되면서 판매가 급감했다.

실제로 지난달 BMW 520d 신규 등록대수는 107대로 7월과 비교하면 79.5% 감소했다. 5위까지 떨어진 BMW 520d 판매순위는 지난달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면 같은 기간 BMW 520 가솔린 모델은 7위에서 4위로 판매순위가 3계단 뛰었다.

올해 누적으로는 520d에 이어 벤츠의 E 200과 E 300 4MATIC이 각각 7천185대와 5천854대로 2위와 3위를 기록했고, 아우디 A6 35 TDI가 5천193대로 뒤를 이었다.

BMW 디젤판매 감소의 반사이익은 화재사고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을 사용하지 않는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이 누렸다. 아우디 A6 35 TDI가 1천14대 팔리며 전체 수입차 모델을 통틀어 8월 신규 등록 1위로 올라섰다.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는 937대로 2위를 기록했다.

BMW와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벤츠는 전체 판매가 다소 위축됐지만, 디젤판매는 늘었다. E 220d 4MATIC 판매는 지난달 718대로 전체 3위를 차지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트 TD4는 460대로 디젤 가운데 3위, 전체 7위에 이름을 올렸고 티구안 올스페이스 2.0 TDI는 376대로 디젤 가운데 4위, 전체 10위에 등극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4개월 만에 수입차시장 점유율을 각각 10.92%, 9.48%까지 끌어올렸다. 무서운 속도로 벤츠와 BMW를 추격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벤츠의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15.72%, BMW는 12.41%였다.

자동차분야 애널리스트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판매재개 이후 각종 혜택 등을 내세워 다시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 것으로 추후 현 성장세가 유지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이번 화재 같은 경우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고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보상이 이뤄져야 얼마나 타격이 지속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가 수입차시장의 메인이기 때문에 이들이 부진하면 전체적인 수입차시장 성장성도 둔화된다"며 "수입차 이용자의 경우 다시 수입차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산차 메이커 또한 조금이나마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