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일본 애니콤처럼 펫보험 등의 전문 특화보험사가 국내에 설립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에 특화보험사 인가 신청을 한 사례는 아직 없었다.

금융위는 지난 5월 펫보험이나 여행자보험처럼 소액·단기 보험만 취급하는 보험사가 등장할 수 있도록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일본 소액·단기보험사의 경우 일반보험사와 달리 등록제이고 최저 자본금도 1천만 엔(1억 원)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모든 상품을 취급하는 대형·종합 보험사 위주로 이뤄져 2016년 기준 자산비중은 생명보험업계 99.5%, 손해보험업계 92%에 달한다.

보험사 설립을 위한 최소자본금도 300억 원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금융위는 상품 리스크가 낮은 소액 단기보험사에 대한 별도의 허가 기준을 마련하는 등 자본금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또한, 재보험이나 연금 등 시장 수요가 있고 수익성이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특화보험사 설립을 유도하기로 했다.

보험업계에서는 특화보험사 설립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과거 단종보험처럼 진입기준을 낮추더라도 시장성이 없으면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에서 영업 중인 온라인전문 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의 경우 올해 상반기 93억 원의 가량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종합보험사들은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면 되는데 굳이 별도 자회사 형태로 특화보험사를 설립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수익성이 전제돼야 기존 보험사들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슈테크의 급성장으로 관련 스타트업이 특화보험사 설립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컨대 금융위가 핀테크기업 9곳을 지정대리인으로 선정한 가운데 인슈테크기업 스몰티켓은 한화손해보험과 손을 잡고 고령견에 특화한 펫보험 상품을 기획·판매하기로 했다.

지정대리인은 금융사가 핵심 업무를 핀테크기업 등에 위탁해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는 제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슈테크업체들 중에는 최종 목표를 특화보험사로 설정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종합보험사 위주인 국내 보험시장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보험대리점 형태로 시작해서 사업모델을 검증받고 특화보험사 설립의 단계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