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외환건전성 개선을 꾸준히 주문했고 국내 은행들도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 우려 등에 대비해 최대한 외화자금을 모았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외환건전성 비율은 모두 지도기준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말 외화유동성 비율은 104.2%로 전월 103.2%보다 1.0%포인트 늘었다. 외화유동성 비율은 남은 기간 3개월 이내 외화자산을 3개월 이내 외화부채로 나눈 것으로 지도기준 비율 85% 이상을 유지하지 않으면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는다.
7일 갭비율은 2.5%로 전월대비 0.9%포인트 올랐고 지도기준(-3%)보다 크게 웃돌았다. 갭비율은 7일 이내 외화자산에서 7일 이내 외화부채를 뺀 뒤 외화총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로존 국가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은 예상했던 일이라 단기적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은행 건전성은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를 대비해 미리 챙겨놓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은 지도 비율을 모두 충족해 양호하다"며 "외화유동성을 조기에 확보하고 차입선을 다변화하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들도 대외환경 악화에 대비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보다 신규 외화자금을 더 많이 들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중 국내 은행 16곳의 1년 이내 단기 차입 차환율은 120.3%로 전월 95.9%보다 24.4%포인트 늘었다. 차환율은 은행의 차환 상황을 파악하는 지표로 100%일 경우 만기도래 차입금만큼 신규 자금이 들어왔다는 의미다.
1년 이상 중장기차입의 차환율은 174.4%로 전월보다 4.6%포인트 감소했지만, 7개월 연속 순차입을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대외여건 악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외화차입을 확대한 것"이라며 "단기차입이 늘었지만, 중장기차입의 만기연장비율이 높아져 차입구조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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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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