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에도 금리 상승에 속도가 붙지 않자 보험사들이 매도가능증권 재분류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현대해상은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옮겼지만,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들 보험사는 2016년 만기보유증권을 모두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한 바 있다.

현대해상이 4조8천297억 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으며 DB손보 2조854억 원, 메리츠화재 1조4천968억 원 순이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금융자산 계정 재분류를 바꾸면 3년간 변경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당시 보험사들은 저금리 장기화로 채권평가이익을 거두기 위해 매도가능증권 규모를 늘렸다.

재무제표상 증권을 만기보유증권 계정으로 분류하면 장부가격과 이자만 반영되지만, 매도가능증권 계정에 쌓으면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이 반영된다.

이에 저금리 상황에서 매도가능증권 계정에 담으면 채권평가이익 발생으로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상승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손실이 발생한다.

보험사들은 지난해부터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재분류했다.

예컨대 ING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이 작년 초에 10조 원과 2조2천억 원 규모의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옮긴 바 있다. 흥국생명도 1조2천억 원 규모의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1.75%로 25bp 인상했지만 금리 상승에 속도가 붙지 않자 보험사들의 채권 재분류 움직임도 소극적으로 변했다.

실제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작년 말 1.931%로 떨어진 이후 2%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기 하락과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보니 채권 평가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재분류하려는 움직임도 소극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