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보험사들이 업황 부진으로 실적 감소세를 겪고 있는 가운데 임기 만료가 다가오는 최고경영자(CEO)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허정수 KB생명 사장,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 오병관 NH농협손보 사장이 임기를 마친다.

NH농협금융은 지난 1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농협은행과 농협생명, 농협손보, 농협캐피탈 등 4개 자회사에 대한 CEO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

홍재은 농협생명 사장과 오병관 농협손보 사장의 거취가 엇갈릴 것으로 점쳐진다.

농협생명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24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7.8% 감소한 수준이다.

NH금융 계열사 CEO들이 통상 1년 임기를 마치면 1년 연임하는 만큼 올해 1월 취임한 홍재은 사장은 임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농협손보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39.8% 증가한 40억원을 달성했다. 농작물 재해보험과 온·오프 여행자보험 등 전략 상품도 확대했다.

다만, 농협금융 관례상 두차례 이상 연임이 어려워 한번 연임한 오병관 사장의 임기가 더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협중앙회 측에서 농협손보 대표 자리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허인 국민은행장의 1년 연임이 확정돼 양종희 KB손보 사장과 허정수 KB생명 사장 체계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두차례 연임에 성공한 양종희 KB손보 사장은 손보업계의 출혈경쟁 속에서 가치경영에 주력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올 상반기 KB손보의 신계약가치는 4천9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5% 증가했으며 내재가치도 작년 말과 비교해 26.9% 늘었다.

허정수 사장 체제 속에서 KB생명은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35.8% 증가한 182억원을 달성하는 등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다.

내년 3월에는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과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의 임기 만료도 다가온다.

2011년부터 한화생명을 이끌어온 차 부회장은 1년 더 임기가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생명은 작년 말 한화그룹 내 전략기획통인 여승주 사장을 영입해 차 부회장과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업황 불황과 회계제도 변화 등 산적한 현안이 많아 차 부회장이 장수 CEO로서 1년 더 여 사장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해상은 2013년부터 이철영 부회장과 각자 대표로 회사를 이끌어온 박찬종 사장이 지난 7월 물러나면서 후임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은 조용일 사장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철영 부회장은 2007년 현대해상 대표로 취임한 후 3년 임기를 마치고 자회사 이사회의장을 거쳐 다시 복귀했다.

꾸준한 매출 신장과 안정적인 조직 운영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장수 CEO와 고령이라는 점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와 저성장에 업황불황까지 겹쳐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장수 CEO의 거취에 따라 세대교체냐, 관록이냐로 해법을 찾는 보험사의 전략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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