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사상 처음 '0%'대 금리에 접어들면서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공시이율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4월 연금과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2.47%와 2.49%로 전월보다 3bp와 1bp 낮췄다.

한화생명은 연금과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2.45%와 2.48%로 3bp, 2bp 하향 조정했다.

교보생명의 경우 보장성보험을 10bp 낮춘 2.35%로 정했으며 연금과 저축성보험은 3bp와 1bp 내린 2.47%와 2.49%로 공시했다.

중소형 생명보험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다.

ABL생명과 흥국생명, 신한생명, AIA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보장성, 연금,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모두 하향 조정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연금과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10bp와 11bp 낮춘 2.35%로 동양생명은 연금성보험만 2.50%로 8bp 내렸다.

은행의 예금금리에 해당하는 공시이율은 보험사 금리연동형 상품의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높을수록 만기 환급금이 늘어난다.

공시이율이 떨어지면 그만큼 만기 환급금이 줄어드는 대신 보험료는 올라간다.

보험사의 공시이율은 국고채 5년물, 회사채, 통화안정증권 수익률, 양도성예금증서, 유통수익률 등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금리 변동을 반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 위기가 커지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6일 임시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종전 1.25%에서 0.75%로 50bp 인하했다.

특히 '0%대 금리'에 접어들면서 국내 생보사의 운용수익률 개선도 힘들어 공시이율 내림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작년 12월 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운용수익률은 3.5%에 머물러 있다.

보험사는 주로 국고채나 우량 회사채에 투자해 운용이익을 거두는 데 국고채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률도 동반 하락한다.

지난달 31일 기준 국고채 5년물 금리는 1.296%로 올해 초와 비교해 15bp가량 떨어진 상황이다.

또한, 보험사가 이달부터 보장성보험 예정이율 인하에 나서면서 소비자의 부담은 커졌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주요 보험사들이 4월 상품 개정에 맞춰 예정이율을 0.25%가량 낮췄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러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같은 보험금을 받더라도 가입자가 내야 할 보험료는 늘어나게 된다.

저금리 장기화로 운용수익률 하락이 예상되면서 공시이율과 예정이율 하락세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공시이율은 후행적으로 반영하지만,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초저금리 추세로 연금과 저축성 보험 위주로 하향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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