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저금리에 코로나19까지 겹친 올해 1분기에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예상보다 선방한 실적을 보였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등 국내 상장 생보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천5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0% 감소했다.

삼성생명이 3천167억원으로 30.4% 급감한 영향이 컸다.

이와 비교해 한화생명은 2.6% 증가한 478억원,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은 25.2%와 59.4% 늘어난 303억원과 6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다.

저금리 장기화로 고전이 예상됐던 생보사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영향을 받았다.

주식시장 급락으로 변액보증 준비금적립이 늘고 주식 손상차손 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채권매각 등을 통한 투자영업이익 방어에 나선 보험사들이 그나마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삼성생명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최대한 보수적인 자산운용 전략을 유지해 인위적인 채권 매각을 통한 이익 실현에 나서지 않았다.

반면에 한화생명은 1분기에 3천500억원 규모의 채권매각이익이 발생하면서 작년 4분기와 비교해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동양생명도 해외주식 및 채권 매각이익 100억원과 달러-원 환율 변동에 따른 차익 300억원 등의 일회성 요인이 발생해 1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쾰른 시청 투자 관련 수익증권 이익 145억원과 채권 매각차익 130억원 등 해외와 국내에서 탄력적인 자산운용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응하기 위한 보장성보험 비중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생명의 1분기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보장성 신계약 APE는 8.8% 늘었다.

한화생명의 일반 계정 수입보험료는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8.5% 증가한 2조5천680억원을 나타냈다. 보장성 비중도 58%였다.

동양생명의 연납화 APE는 총 2천211억원으로 보장성 APE는 1천473억원을 차지했다. 미래에셋생명의 보장성 APE도 7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8% 늘었다.

코로나19에도 전속 채널과 보험대리점(GA)을 통해 보장성 판매에 주력한 결과다.

다만, 보험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향후에도 지속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면영업 위축이 이어지고 채권매각 이익 등을 통한 실적 방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자본확충 통로인 자본시장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신계약 영업환경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4월 상품개정을 앞두고 3월에 벌어졌던 절판마케팅 효과도 2분기에는 사라지게 된다. 인하된 예정이율을 반영해 상품을 개정하면서 보험료가 인상되는 만큼 이를 앞두고 보험사들은 절판마케팅을 진행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분기부터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보험사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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