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7일 자추위 최종후보 선정…한일은행 출신 투톱 관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김예원 기자 = 차기 우리은행장이 다음주 초반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광석 행장의 후임으로 이원덕 우리금융그룹 수석부사장이 다른 후보들보다 앞서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4년 만에 한일은행 출신의 우리금융 회장·행장 '투톱' 체제가 다시 탄생할지 관심이다.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 3인
(왼쪽부터) 이원덕 수석부사장, 박화재 여신지원그룹 부행장,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7~8일께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열고 차기 행장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달 28일 자추위에서 이원덕 부사장, 박화재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 집행부행장보 등 3명의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한 지 약 열흘 만이다.

자추위는 이들 후보자에 대한 면접까지 마친 상태다. 예년과 비교하면 숏리스트 확정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 기간이 일주일 이상 앞당겨졌다.

차기 행장 후보로 가장 앞서 있는 사람은 이 부사장이다.

이 부사장은 1962년생으로 공주사대부고, 서울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옛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 미래전략단, 경영기획그룹 등을 거친 '전략통'으로 2020년부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부사장의 경우 이미 여러 차례 차기 행장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로 손 회장과 오래 손발을 맞춰온데다 사외이사들과의 스킨십이 있었다는 점에서 상대적인 우위에 있다"며 "이미 자추위 내에서 어느 정도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화재 부행장의 경우에는 손 회장과 같은 광주 출신이면서 권광석 행장과 같은 상업은행 출신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지목됐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생긴 우리은행은 이를 고려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두 은행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아왔다.

후보군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전상욱 부행장보(1966년생)는 외부 출신인사로 내부에 대한 이해도 측면과 전략·여신 등 은행의 핵심업무 경험이 없다는 점 등이 약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원덕 부사장이 차기 행장 최종 후보로 선출될 경우 이팔성 회장·이종휘 행장 이후 처음으로 한일은행 출신 회장·행장 탄생하게 된다.

우리금융은 지난 2008년 6월부터 약 2년 반 동안 한일은행 출신이 회장·행장을 맡아오다 2011년 상업은행 출신 이순우 행장이 선임되면서 두 출신 인사가 각각 회장과 행장을 맡아왔다. 그러다 2011년 이순우 행장에 이어 2014년 이광구 행장까지 연속으로 상업은행 출신이 행장을 맡으면서 내부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권 행장 후임으로 순서상 한일은행 출신에서 행장이 나올 차례이긴 하나 회장과 행장이 모두 한일 출신이 맡게 되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상업은행 출신 회장·행장(이순우·이광구) 시절에는 한일은행 출신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고, 일부러 출신을 안배해 수석부행장을 선임하고 부행장 인원수를 조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우리금융이 사장직을 신설해 권 행장을 선임함으로써 이런 계파 갈등을 완화하고 폭넓은 후계자 양성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금융지주들도 최근 들어 경영승계 등을 고려해 부회장직을 신설했거나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권 행장과의 관계 등을 감안할 때 손 회장이 관심을 갖고 추진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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