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강세로 돌아선 위안화가 최근 급격한 약세를 보이는 원화에 방어막이 될 수 있을지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9.10원 하락한 1,337.6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 대비로는 14.70원이나 내렸다.

달러 인덱스가 108선 중후반에서 큰 변동이 없었던 가운데, 위안화 강세와 연동해 달러-원이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92위안대에서 6.89위안까지 빠르게 내렸다.

위안화가 강세를 지속한다면 달러-원 환율도 반락할 것으로 점쳐졌다. 한국은행도 전일 '금융·경제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원화 약세의 배경으로 위안화 약세를 지목한 바 있다.

전일 위안화 강세는 중국인민은행(PBOC) 경계감으로 인한 것으로 해석됐다.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에 근접하자 PBOC가 예상보다 환율을 낮게 고시하는 등 당국이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는 추측도 이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24일 중국 외환 규제 당국은 일부 은행에 전화를 걸어 위안화를 공격적으로 매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지난 30일 역내 위안화 시장이 닫히기 전에 최소 한 곳의 대형 국유은행이 달러를 대거 매도했다는 소식도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중국 외환 당국의 경계감으로 위안화가 강세를 지속한다면 달러-원 롱 심리도 완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A은행의 딜러는 "최근 달러-원이 1,350원 선을 돌파한 것은 위안화 약세를 과하게 추종한 면이 있다"면서 "달러-위안이 내려주면 원화 추가 약세 베팅은 잦아들 수 있다"고 말했다.

B은행의 딜러도 "중국이 지속해서 환율을 낮게 고시하는 등 PBOC가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스탠스를 내비치고 있다"면서 "그간 시장에서는 PBOC가 위안화 약세를 용인한다는 해석이 있었지만, 달러-위안이 7위안에 근접하자 스탠스가 바뀐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달러-원은 달러 인덱스보다 위안화를 추종하는 흐름"이라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달러-위안이 내리면 달러-원도 한숨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강세에 당국 경계감이 더해져 달러-원 1,350원 선이 단기적인 고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C은행의 딜러는 "1,350원대에서는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 경계감이 크다"면서 "위안화와의 연동성이 커진 시점인데, 달러-원이 1,350원대에 안착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외환당국이 특정 레벨을 지속해서 막기는 어렵고 중국과 유로의 경기 부진 등 근본적인 달러 강세 요인이 해소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D은행의 딜러는 "중국 외환당국도 속도 조절은 가능하나 지속해서 특정 레벨을 틀어막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를 주도했던 중국과 유로의 경기 부진이 해결되지 않으면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달러-위안도 고개를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일 달러-원과 달러-위안(CNH)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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