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링룸 일일 상황 외부 공개 직접 지시…광고효과 톡톡
수년 전부터 외국환시장 투자 강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선견지명일까.
달러-원 환율이 1,400대를 돌파하는 등 외환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KB금융이 트레이딩부문 강화에 힘써온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환율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경쟁사보다 한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은 물론 트레이딩 역량 강화방안도 추가로 살펴달라고 주문했다.

달러-원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으며 외환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이에 대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윤 회장은 수개월 전에 KB국민은행의 딜링룸 내부를 매일 외부에 공개하는 것도 직접 지시했다. 연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 긴축을 시사하면서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환율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전략적으로 딜링룸의 노출 빈도를 높였다. 외환시장의 흐름을 읽고 시장이 필요로 하는 가치에 맞춰 민첩하게 대응한 결과 '똑똑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는 평가다.

윤 회장에게 '외환'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윤종규 회장은 한국외환은행 출신이다. 광주상고를 졸업하고 1973년 외환은행에 입행하면서 금융권에 발을 들였다. 외환은행은 1967년 한국은행에서 분리된 최초 외국환 전문은행으로 외환거래 및 수출입 업무 등에 강점을 지니고 있었다. 윤 회장은 종종 사석에서 외환은행의 뛰어난 외환업무 노하우를 KB에도 심고자 했던 바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관계자는 "환율이 은행과 자본시장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니 (윤 회장의) 관심도 남다르다"면서 "2018년 스마트딜링룸을 오픈하는 등 지속적으로 외환 부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이제는 경쟁 은행 대비 소극적이라는 평가는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올해 들어서 딜링룸 체질 개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자본시장그룹소속 자산운용본부를 1본부와 2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유창범 전 대신증권 전무를 본부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FX와 외화채권, 주식 및 대체투자 파트에서도 각각 딜러를 외부에서 충원하고 있다. 또 외환 개장시간 연장 등 변화에 대응하고, 주니어딜러 육성에도 힘쓰는 등 딜링룸에 동기부여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제도적 변화혁신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2018년 영국 런던에 이어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두 번째로 해외 자본시장 데스크를 설치하고 딜러들을 전진 배치했다. 글로벌 서브 트레저리 체제를 구축해 서울뿐 아니라 현지 저비용 외화조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싱가포르 현지에서 IB와 트레이딩 부문을 모두 갖추게 되면서 자본시장 부문 전반에 대한 업무 완성도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국민은행은 런던, 싱가포르, 뉴욕 등 자본시장 데스크를 통한 24시간 시장 대응 체제를 가동 중이다. 해외네트워크를 늘려가며 각 현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상품들에 대한 분석과 적용을 거쳐 운용자산을 다양화할 수 있고,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 딜링룸 관계자는 "현재 비대면으로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을 구축 중으로 내년 초 오픈할 예정"이라며 "거래뿐 아니라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딜링룸 내부 모습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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