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 급락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참가자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안화와의 탈동조화 가능성에 시선이 쏠린다.

역외 시장 참가자가 원화 강세 베팅을 지속하면 위안화와 탈동조화되며 달러-원이 추가 하락할 여지도 남아있다.

다만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역외의 원화 강세 베팅은 일시적일 것으로 봤다. 위안화 약세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달러-원의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달러-원 3거래일간 40원 급락…역외의 숏 베팅
2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19.10원 급락한 1,299.70원에 마감했다.

달러-원이 1,200원대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 8월 5일 이후 넉 달만이다.

지난달 29일에는 1,340원대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3거래일간 40원 넘게 급락했다.

달러-원 급락에는 역외 시장 참가자의 원화 강세 베팅이 있었다.

수급상 저점 결제 수요가 상당량 나왔음에도 역외의 숏 플레이가 달러-원 급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30일에는 중국의 경제 지표 부진으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달러 인덱스 하락도 소폭에 그쳤지만 달러-원은 역외 매도세로 10원 가까이 내렸다.

원화가 위안화와 탈동조화될 가능성도 보인 셈이다.


◇지속되는 무역적자…위안화 탈동조화 어려워
다만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위안화가 약세를 지속한다면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위안화와의 탈동조화는 일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마땅한 원화 강세 요인이 없어서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70억 1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8개월 연속 적자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0% 가까이 급감했고 대중(對中) 수출도 22.5% 줄었다. 수출 둔화와 겨울철 에너지 수요가 맞물리며 무역 적자 폭이 더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원화만 강세로 갈 요인이 없다"면서 "반도체 수출 둔화가 본격화됐고 겨울철 에너지 수요로 무역 적자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원화가 위안화 흐름에 동떨어져서 강세로 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외국인 증시 순매수도 중국발(發) 위험선호 심리가 조성돼야 한다"면서 "중국 방역 정책을 주시하며 급락 후 되돌림 압력도 경계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속도 조절 발언에 글로벌 달러가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원화는 위안화에 연동하며 동반 약세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결국 중국의 방역 정책과 경제 지표에 따른 위안화 흐름이 원화를 움직이는 핵심 요인인 셈이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원화는 위안화와 같이 신흥국 통화로 묶인다"라며 "글로벌 달러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 달러-원은 위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은행의 딜러도 "달러-원이 고점 대비 150원 가까이 내려왔다"면서 "미국 물가 지표 둔화와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은 선반영됐을 수 있다. 수급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달러-원이 추가 하락하기 위해서는 위안화가 반등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래픽] 원/달러 환율 추이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을 시사하자 원/달러 환율이 20원 가까이 급락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9.1원 내린 달러당 1,299.7원에 거래를 마쳤다. bjb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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