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장 등 금융권 총출동에 손태승 회장만 초대받지 못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손지현 기자 = 금융지주 회장들이 총 출동해 '끝장토론'을 벌였던 금융위원회의 이번 업무보고에서는 지배구조 리스크로 내홍을 겪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의 모습만은 찾아볼 수 없었다.

31일 대통령실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업무보고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민·관을 통틀어 110여명에 달했지만 우리금융 측 참여 인사는 없었다.

이번 업무보고는 금융위의 12대 중점 추진과제를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권에 공유하는 한편, 금융시장 안정 및 육성을 위한 '끝장토론'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예고돼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다.

특히, 내노라하는 금융사들의 최고경영자(CE0)들도 빠짐 없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금융권의 목소리를 윤 대통령과 금융당국 수장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하지만 지배구조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금융은 끝내 토론회에 초대받지 못했다. 우리금융은 물론 업황을 둘러싼 애로사항에 대해 건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날리게 된 셈이다.
 

 

 


이번 토론회에는 윤 대통령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보고 당사자인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물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거시금융·경제정책을 총괄하는 4인방인 'F4'도 모두 얼굴을 비췄다.

대한민국 경제·금융정책을 이끄는 정·관계 당사자들이 모두 참석한 셈이다.

민간 영역에서도 은행권 주요 인사들이 모두 토론회를 찾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등이 참여했다.

반면, 라임펀드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뒤 최근 용퇴 의사를 밝힌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손 회장은 물론 토론회에 참석할 실무 임원조차도 초청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KB금융지주가 허인 부회장을, 하나금융지주가 이승열 하나은행장을 추가로 토론회에 참석시킨 것과도 대조적이다.

전날 오후 3시부터 4시간 넘게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금융시장 안정과 실물·민생경제 지원, 금융산업 발전 등 금융 전 분야를 중심으로 가감 없는 소통과 교류에 나섰다는 평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손 회장의 경우 임기가 끝날 무렵인 데다, 차기 회장 진행 절차가 아직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해 이번엔 초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기 회장으로 추천됐지만 아직까지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BNK금융그룹의 빈대인 신임 회장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권 관계자는 "앞서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던 조용병 회장은 토론회에 초대를 받은 것을 보면 지배구조 리스크를 겪고 있는 금융지주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의 중징계와 금융당국 수장들의 압박이 손 회장의 사퇴로 이어진 만큼 껄끄러운 관계가 고려된 것 아니냐는 의미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초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손 회장의 징계안이 확정된 이후 금융당국 수장들과 손 회장의 만남은 좀처럼 성사되지 않고 있다.

징계안 이후 금융시장 안정 차원에서 정례화하기로 했던 '금융위원장-금융지주 회장 간담회'가 곧바로 무산됐던 데다, 올해 초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에는 손 회장이 불참하면서 당국 수장들과 손 회장의 만남은 또 한번 불발됐다.

앞서 이복현 원장은 금융위 중징계가 확정된 손 회장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연임 행보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고, 이후 김주현 위원장까지 "소송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굉장히 불편하다"며 이례적으로 대응 수위를 높인 바 있다.

이에 손 회장은 최근 연임 포기를 공식화하고 대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연임은 포기했지만 금융당국에 대한 소송은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손 회장 입장에서도 당국과 마주치는 것은 불편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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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3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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